신창 바다목장 해역 2872㏊…2019년까지 55척만 조업가능
참돔·자리돔·한치 황금어장…어선 통제 형평성 논란 '점화'

▲ [제주도민일보DB]제주시범바다목장 체험관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예로부터 참돔·자리돔·한치 등 황금어장이 형성되는 차귀도(한경면 신창 앞바다 일대) 인근 해역.

그러나 제주바다목장 조성으로 인해 관리수면으로 지정된 후, 인근마을 어선들에게만 '독점조업'이 허용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내달부터 도내 어선들이 어촌계 상관없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한치철이어서 독점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제주바다목장은 2002년부터 해양수산부가 총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을 시작, 2014년 11월 준공했다.

한경면 신창에서 고산까지 면적만 해도 23㎢에 달하며, 28종·2230개의 어초를 설치하고 돌돔, 홍해삼 등 10종·530만마리의 종묘를 방류하는 한편, 주변에 돌고래상, 돌하르방 등 100여점의 시설을 설치한 수중 테마공원 등을 조성했다.

하지만 바다목장으로 조성되면서 수산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2019년까지 ‘수산자원관리수면’으로 묶이면서 문제가 생겼다.

관리수면으로 묶인 차귀도 주변 해역 2872㏊는 참돔·자리돔·한치 등 황금어장이 형성된 곳으로 도내 어선들이 자주 조업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현재는 사용허가를 받은 인접 7개 어촌계·55척을 제외하면 조업이 불가능하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 제49조 5항(관리수면에서는 누구든지 관리수면 내 수산자원 포획·채취를 할 수 없다. 단 수산자원관리수면의 관리·이용규정에 따른 어업의 방법으로 엉업인 등으로 하여금 수산자원을 포획·채취하게 할 수 있다) 및 ‘제주바다목장 수산자원관리수면 관리이용 규정’ 7조(관리수면 내 인접한 7개 어촌계의 계원과 관리이용협의회에서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자로 한다)에 의해서다.

사실상 2019년까지 55척의 어선에게 황금어장 조업 독점권을 준 셈이다.

이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모슬포 어촌계 등에서 자리돔 어획 허용(판매용)을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지만, 바다목장 인근 어촌계들이 사실상 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

지난달 2일에는 이근에서 조업하던 4척(한림2, 모슬포2)이 출동한 해경 경비정에 의해 경고 훈방조치를 받기도 했다.

▲ 차귀도 주변 해역 2872㏊ 수산자원관리수면 지정 현황.

특히 다음달부터 한치철이 시작되면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도내 어선들은 한치철에 어촌계를 상관하지 않고 외방(타 지역을 뜻하는 말. 도내 어업인들은 물고기 떼를 쫓아 도내 다른 해역까지 가는 것을 ‘외방나간다’고 한다) 조업을 하게 된다.

특히 해당 해역은 지난해에도 7월 말부터 8월말까지 한치가 많이 잡힌 곳으로 외방배들로 인해 밤마다 불야성이 연출되는 곳이다.

그러나 관리수면으로 묶이면서 황금어장을 앞에 두고도 조업허가를 받은 55척의 어선들을 빼고는 사실상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업 허가를 받으려 해도 바다목장 관리이용 규정에 의해 바다목장관리협의회(7개 어촌계)에서 타지역 어선들의 조업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모슬포 어선주들은 “정착성 어종이면 이해하겠는데 한치나 방어 같은 회유성 어종을 못잡게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고산·신창 어선들도 외방을 나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다목장관리협의회는 “한치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나는 건데, 조업을 허가하고 안하고 할 사항이 아니다”고 조업허가 불허 입장을 밝혔다.

자리돔 포획 금지와 관련해서도 “모슬포 어촌계는 자기네 인근 해역은 산란기라며 금어기라고 지정해 놓고 여기 와서 싹쓸이 한다”며 “이 때문에 미끼용 자리돔 어획만 제한적으로 허용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조동근 제주도 수산정책과장은 “바다 목장 조성 취지가 정착성 어종 보존에 있는 건데 한치 등 회유성 어종까지 제한하는건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타시도도 회유성 어종에 대해서는 바다목장 조업제한을 하지 않는 만큼, 한치나 방어 등 회유성 어종에 대해서는 도내어선들이 조업할 수 있도록 바다목장관리협의회와 계속 대화를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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