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태국 공항서 포착… ‘골프채’ 4명 동행 확인
공무원 제주시 도시개발 실무자-PVC파이프 업체 대표
해외여행 보고 의무 미이행…“친구들과 친목여행” 해명

▲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 공항. 빨간색 원 부분이 제주시 공무원이며 제주시내 모 PVC파이프업체 대표 등 3명이 골프채를 실은 카트를 밀며 동행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제주시 공무원이 연차를 내고 업체 관계자와 해외 골프 여행을 간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공무원이 도시부서 관련 실무자인데다, 확인된 동행자 중 한명이 PVC파이프 업체 대표로 확인되며 소위 말하는 ‘접대성 골프 여행 의혹’으로 커질 전망이다.

해당 공무원은 제주시 도시디자인과 소속 실무자(6급) A씨(52).

A씨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가사 사유’로 연차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주말이 끼어 있어 목요일 저녁부터 5일간 쉴 수 있다.

해당 실과 직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A씨가 육지에 집안일이 있어 연차를 낸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연차를 낸 A씨는 목요일(28일) 저녁 이스타 항공 제주~방콕(21시 40분 출발) 직항 노선에 몸을 싣고 29일(현지시각 0시 25분) 태국에 도착했다.

▲ 제주시 도시건설국 소속 실무자급(6급) 공무원이 업자들과 해외 골프여행을 간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 공항 모습으로 좌측부터 제주시내 모 PVC파이프업체 사장, 제주시 건설교통국 소속 공무원, 나머지 2명은 동행이다.

여기에는 제주시 소재 모 PVC업체 대표 B씨를 비롯해 3명이 ‘골프채’를 들고 동행했다.

사실상 공무원과 업자간의 골프 여행인 셈이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공항에서 A공무원은 핸드폰을 보며 유유히 걸어갔고 골프채 등은 B대표를 비롯한 동행인들이 카트를 통해 운반했다고 한다.

친목 여행 등에서는 자신의 골프채는 직접 운반하는게 정석. 목격자들은 “공항에서의 행동만을 보더라도 명백한 ‘갑-을’ 관계의 접대 여행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A공무원은 휴가를 내고 해외로 나감에도 담당 국장은 물론 총무과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에는 연차나 휴가시 제주도를 떠날 경우 해당 국장이나 총무과에 보고토록 돼있다.

▲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 공항서 포착된 제주시내 모 PVC파이프업체 사장.

특히 <제주도민일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A공무원은 원래의 일정보다 이른 지난달 31일 귀국했다.

해당 공무원은 “총무과에 보고를 안하고 간 것은 문제가 있지만, 친구들과 단순한 친목 도모 차원의 모임이었을 뿐, 접대용 골프 여행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단순한 친목모임 차원이면 서둘러 귀국할 이유가 있었을까,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아직 사실확인 단계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자체 감사를 실시, 접대성 골프 여행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감사위 조사 및 인사조치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중앙지하상가 개보수와 곽지과물해변 해수풀장 등의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제주시.

특히 원희룡 지사가 최근 누누이 공무원 청렴과 복무기강 확립을 강조하고 있고,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김병립 제주시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번 접대성 골프여행 의혹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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