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텅 빈’ 주경기장 및 주변…읍·면 경기장 사정도 매한가지15억 예산 불구 ‘그들만의 리그’ 전락…"도민 참여 이끌어내야"

▲ 1일 찾은 제주도민체전 주경기장인 제주종합경기장의 모습. 본부석 위를 제외하고는 '텅 빈' 관중석이 돼버렸다.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통합체육회 출범 이후 첫 도민체전이자, ‘반백돌’을 맞아 의미를 더했던 '제50회 도민체전’이 사흘간의 열전을 마치고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항상 되풀이되던 ‘도체비(도민체전 비날씨)’가 없어 더욱 기대를 모았지만, 읍·면 경기장을 비롯해 주경기장인 제주종합경기장 마저 ‘텅 빈’ 모습이 연출되며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찾은 제주도민체전 주경기장인 제주종합경기장.

필드 위에서는 체전 최고 관심 종목인 축구 경기가 한창이었고, 한쪽에서는 육상 대회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2만여 관중석은 본부 위에만 사람이 듬성듬성 보일뿐이었고, 사실상 텅 비어 있었다.

종합경기장 주변에 마련된 부대 행사장도 마찬가지 상황.

도민체전 특수를 노려 설치된 주점 천막과 노점상도 역시 불황을 토로했다.

분산된 읍·면 경기장 상황 역시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경기 진행을 위해 배치된 공무원 수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선수들은 경기때만 물밀 듯이 들어왔다 경기가 끝나면 썰물 나가듯 싹 사라졌다.

▲ 종합경기장 인근에 설치된 천막들. 손님이 없이 한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그들만의 리그’ 상황이 수년째 되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종전 제주시와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4개 시·군 대항전이었던 제주도민체전은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제주시와 서귀포시 양 행정시의 대항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제주시는 10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있고, 서귀포시는 계속 준우승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도민체전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 종전 4개 시군 대항전 때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50돌을 맞아 도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읍·면·동 800m 레이스와 읍면동별 마을 특색광장이 운영됐지만 결국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올해 도민체전에 15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엘리트 체육 육성도 좋지만 보다 도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도민체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양 행정시 대항으로 바뀐 이후 도민체전에 대한 도민의 관심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보다 혁신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엘리트 체육은 종목별  또는 다른 경기로 치르게 하고, 차라리 축제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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