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인터뷰
'삼복당 빵집'엔 특별한 뭐가 있을까?제주 서문로 위치 가장 오래된 곳 '역사 오롯이'
브랜드 난립 속 옛 맛 그대로..."명맥 계속되길..."

▲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삼복당 제과의 이봉화(74) 할머니.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요즘 빵이라고 하면 예전과 달리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진다.

예전엔 없어서, 아니 돈이 없어서 못 먹었지만 지금은 형형색색의 브랜드 빵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돈만 있으면 아주 쉽게, 그것도 아주 빨리 접할 수 있는 게 빵이요, 달리 말하면 제과다.

이런 세태 속에 제주도내 빵집중 가장 오래되거나, 예전 그대로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며 고객들을 맞이하는 옛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빵집은 없을까.

소박하지만 1970년대 문을 연후 수십년을 그 자리에서 고객들과 함께 해온 한 곳을 찾았다.

바로 제주시 서문시장 정문 인근 도로변에 위치한 삼복당 빵집이 바로 그곳이다.

서문시장 입구를 등지고 왼쪽으로 보면 ‘빵집’이라는 입간판이 삼복당 빵집임을 알 수 있다.

이 빵집을 들르면 7가지의 빵을 맛볼 수 있다. 그것도 빵 1개당 500원이면 가능하다.

제주지역은 물론 전국을 휩쓸고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트나, 뚜레주르처럼 그럴듯한 매장과 번지르르한 인테리어를 갖춰놓고 있진 않지만 나름대로의 자존심과 고객을 맞이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강조할 수 있는 건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입맛을 유지하고 있고, 가격도 유명 프랜차이즈에선 엄두도 못내는 빵 1개당 가격이 500원이라는 점이다.

삼복당 빵집을 운영하는 이봉화 할머니(74)와 양수남 할아버지(78).

이 할머니와 양 할아버지는 30년 넘는 세월동안 매일 새벽 6시부터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밀가루 등을 반죽하고 만들어 빵을 소복하게 쌓아놓고 고객들을 맞고 있다.

빵 집 면적이 넉넉하지도, 그럴듯한 인테리어도, 형형색색의 그럴싸하게 보이는 빵들은 아니지만 이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고집스러울 정도의 빵을 찾는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다른 빵집이라면 케이크 쇼케이스로 쓸 법한 매대이지만 삼복당은 만든 빵을 단순하게 진열하고 있는 게 전부다.

크림빵과 딸기쨈빵, 팥빵, 메론빵, 소보로빵, 도넛, 꽈배기 일곱가지 빵은 모두 500원,

그날 만들어 그날 모두 파는 게 삼복당 빵집이 30년동안 지켜온 원칙이다.

삼복당 빵집에서 파는 빵의 공통점은 반죽은 하나인데 팥을 넣으면 팥빵이 되고, 크림을 넣으면 크림빵이 되는 것처럼 소를 다르게 하면 일곱가지 맛이 난다는 게 특징이다.

특별한 것 없이 단순한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게 바로 삼복당 빵집의 그동안 변함없이 지켜온 노하우와 비법이다. 이를 통해 삼복당 빵집을 40년 가까운 세월을 고객과 함께 해왔다는 얘기다.

▲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서문공설시장 인근 삼복당 제과.

이봉화 할머니는 “먹고살기 힘들어 시작한 게 빵집이었다”며 “할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서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부부가 같이 시작한 게 어느덧 30년을 훌쩍 넘겼다”고 토로했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숱한 희로애락과 세상 풍파와 함께 해온 이 할머니와 양 할아버지의 삶 그 자체가 바로 '삼복당 빵집'에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이 할머니는 “20살에 시집 오기 전 친오빠와도 서귀포에서 큰 매장을 차려 장사했었다”며 “지금이야 두세시간 서서 일하면 힘들어 하지만 한창 일할 적에는 추석이나 설 대목에는 3~4일씩 반죽기를 돌렸다”고 회상했다.

이 할머니는 “이젠 나이가 드니 힘에 부쳐 카스테라나 찐빵 종류도 하지 못한다"며 "요즘에는 사위가 직장을 다니면서도 빵집을 이어받겠다고 주말에 와서 도와주곤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착한 가격의 빵을 파는 이유를 이 할머니는 “손님들이 잊지 않고 계속 찾아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며 "처음에는 빵 하나에 150원, 7개에 1000원에 팔았다. 이에 비하면 빵 1개에 500원이라면 그나마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오른 셈"이라며 자신의 이득보다는 고객 입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수업을 마치고 간식거리를 위해 찾은 인근 학교 학생들, 아버지가 전에 맛있게 먹었다며 다시 찾은 딸 등 비록 가게는 작고 그럴듯한 매장은 아니었지만 손님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생기를 느낄 수 있는, 말그대로 우리 동네 골목상권을 지키는 든든한 전통가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골목상권 살리기, 재래시장 상권 활성화란 말이 줄곧 거론되고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삼복당 빵집 처럼 소박하면서도 튀지않는 나름대로의 고객들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소규모 상권이 그 위치를 유지하면서 역사와 나름대로의 자존심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우리 제주사회가 됐으면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홍희선 기자  huiseon93@naver.com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이수연 2016-04-27 10:24:09

    항상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던 빵집 그 시절에 함께가던 추억이 묻어나는 모습이 정말 흐뭇합니다   삭제

      답글 입력
    • 서문통 2016-04-26 11:33:06

      한때 서문로터리에서 택시합승 하던 시절이 있었지. 당시 유명했던 삼미빵집, 평화빵집.., 이제는 다 사라지고, 근데 기자님 '삼복'이 뭔 뜻인지 아나요?   삭제

        답글 입력
      • 지나가다 2016-04-25 07:23:59

        변함없는 맛으로 같은 장소를 지켜온 동네빵집.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의 추억도 새록새록 묻어 납니다.   삭제

          답글 입력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