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上-지하상가 개·보수 논란]노후 시설물 각종 결함 확인
제주시, “조속한 공사 필요” vs 상인회, “자체 진단결과 안전”

▲ 최근 확인한 제주지하상가 구조안전, 및 전기, 소방·시설 노후 및 부식 현황. 좌측 상단부터 관덕로구간 기둥철근노출 및 콘크리트 단면 손상, 중앙로 변전실 누수현상, 동문로 계단실 슬라브 하부 철근노출 및 부식현상, 중앙로 천정 전설 노출로 화재위험 노출, 동문로 설비덕트 표면 및 국부 부식.(시계방향)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제주중앙지하상가 개·보수를 놓고 제주시와 상인회간 힘겨루기식 갈등으로 시민안전은 계속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정밀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내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제주시와 자체 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없다’는 상인회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제주중앙지하상가는 1983년 중앙로 지하 구간에 완공된 이후 어느덧 33년째를 맞고 있다.

이후 1998년 상인회가 십수억원을 모아 개·보수 공사를 하는 등 수차례 산발적인 개보수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로 각종 배관과 스프링클러 설비, 건축물 균열, 누수, 철근 노출 등 결함이 계속적으로 발생, 누적되면서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돼 왔던 상황이다.

이에 제주시는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 ‘천장 내부 각종 전선 등 노출과 노후로 화재 위험이 있어 개·보수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나오자 개·보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상인회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가장 시급한 제연 및 전기·통신·환풍구 등 설비 공사마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주시와 상인회가 개·보수 공사에 합의하는 ‘상호협력합의서’를 체결함에 따라 공사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합의서에는 신학기 이후 공사를 실시하고, 상인회는 원활한 개·보수 공사 추진을 위해 공사기간내 점포 물건 정리 등에 적극 협조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상인회 측에서 공사 협조를 하지 않겠다고 표명함에 따라 신학기 이후 진행하기로 한 공사는 4월 중순이 돼도 멈춰있는 상태다.

▲ 제주중앙지하상가.

상인회측은 자체 안전진단 결과 ‘안전에 문제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소방시설 등 안전에 문제 소지가 있는 시설에 대해선 이미 자체 정비를 완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지하상가 시설의 안전상태는 상인회의 주장과는 달랐다.

관덕로 구간인 경우 기둥 철근이 노출돼 있고, 콘크리트 단면도 손상된 상태였다.

중앙로 구간도 변전실, 특히 변압기 주변을 비롯해 벽체 누수현상이 심각해 정비가 시급한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동문로 구간은 계단실 슬라브 하부에 철근이 노출되고 부식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시설인 경우 관덕로 구간과 중앙로 구간 일부에 전선관 및 전기선 정돈상태가 불량하고, 전선 일부가 노출돼 화재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설비도 제연설비가 미시공 되고, 중앙로 구간 설비 배관은 누수로 화재위험에 노출돼 있는가 하면 동문로 구간의 설비닥트 표면과 국부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상인회에서도 예전에 안전기준 미비 및 화재 위험성으로 정비 필요성을 요구한 사항”이라며 “도민과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며 공사를 강행할 뜻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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