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4년차 강성식씨가 전하는 4.13총선
"청년들 소망 담아 당당한 권리 투표권 행사"

▲ 이번 총선 때 제주도민으로서 첫 투표를 행사한 강성식 씨.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24시간이 모자란, 24시간을 마치 48시간처럼 살아야 하는 육지 생활의 고단함에 가끔씩은 심정의 절벽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리고 느껴지는 막막함이란!

그때 떠오르는 제주의 푸른 바다는 상상 속에서나마 청량감을 준다. 그야말로 ‘사이다’다. 넘실대는 바다를 앞두고 마주하는 절벽의 위엄 또한 ‘절경’으로 다가오니 이런 좋은 곳이 어딨을까. 그리고 사람들은 ‘제주 이주’를 결심한다. 새로운 인생 제2막의 무대는 ‘떠나요~ 혼자서~’라도 설레는 ‘제주 아일랜드’에서 펼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막상 시작된 제주 살이에 이주민들은 다시금 높은 절벽을 맞이한다. 터무니없는 값싼 임금, 불합리한 근무 조건, 비싼 물가, 이에 더해 이주민들을 ‘그들’이라 칭하는 사람들의 배타성 또한 벽이다. 이 벽을  ‘넘을 수 있는 울타리’ 정도로만 만들어도 좋을 텐데..., 이를 위해 이주민들은 ‘투표’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제주를 ‘환상’이 아닌, 이룰 수 있는 ‘희망’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 강성식 씨가 제주동여자중학교(이도2동 제1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주 4년째인데 제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서울에 비해 사내 문화나 근무여건, 노동자 환경이 열약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투표를 결심하게 됐다.”

제주에 내려온 지 3년하고도 반. 어엿한 ‘제주인’으로 살고 있는 강성식씨(36)는 총선일인 오늘 ‘이도2동’ 주민으로 첫 투표를 하기 위해 제주동여자중학교에 설치된 투표소를 찾았다. 주권을 행사하는 당연한 권리인 ‘투표권’에 제주 청년들을 위한 소망까지 함께 담아 투표함에 넣었다.

그는 “사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중 눈을 끄는 정책이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언론을 통해 나온 정책공약들을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투표했다”고 밝혔다.

"제주 청년으로 지낸 지 근 4년이 돼 가지만 ‘청년들을 위한 정책’ 혹은 ‘복지’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그는 "특히나 현재 제주 청년들이 처한 일자리 문제, 불합리한 근무환경에 실망감을 느낄 때도 적지 않다"며 "이에 직장도 3번이나 옮겼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 근무하는 제주 청년들은 불만에 찬 목소리를 쉽게 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주가 근로자들에게 편한 도시는 아니다. 제주에 많은 젊은이들이 내려오는데, 포기하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고 토로하고, "이주민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그렇게 얘기한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거의 관광지나 요식업이고, 대기업은 거의 아웃소싱이다. 그래서 투표로나마 청년들이 힘들어 하는 것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투표를 통해 제주의 청년들을 대변하고 싶다는 강성식씨. 그가 이주민으로서 처음 경험하는 총선 분위기는 어떨까. 

그는 “도민들은 조용하게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찍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와 함께 그는 “제주에 내려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도민들의 아픔을 다독여주고 제주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힘써야 하지 않겠나”라는 기대와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제주를 삶의 터전으로 옮기며 품었던 꿈과 희망, 설렘. 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현실이란 장벽이 새로운 삶을 녹록치 않도록 만들 때도 많을 것이다. 이런 제주살이 속에서도 강 씨는 “제주의 환경이 좋았다. 처음 내려온 계기가 있는데, 그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그에게, 이제는 ‘제주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멋들어진 제2의 무대를 선물해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