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북한에서 집단 탈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지난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사진은 국내 모처의 숙소로 향하는 모습이다.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해외식당서 근무하던 남성 1명과 여성 13명이 귀순했다고 밝혔다. 2016.04.08. (사진=통일부 제공)
[뉴시스] 해외 북한식당 근무자들이 집단으로 탈출,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향후 이같은 대규모 추가 탈북사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사태로 북한의 내부통제가 강화돼 추가 집단 탈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나 장기적으로 는 이른바 상납압박이 가중되고 북한내 개혁과 개방 열기가 커질 경우 그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특히 이번의 경우 과거 사례와 달리 사회에서 만난 개별 단위들이 집단으로 탈북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매우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 등 관계기관에서는 이에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11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식당 지배인과 종업원 등 모두 13명이 사업장을 탈출해 우리나라로 귀순한 사건은 북한 당국의 해외 파견 노동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집단 탈북 사태가 당장 연쇄적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당국의 외화상납 압박과 통제가 계속될 경우 이에 대한 반발로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수의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집단 탈북 사건으로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노동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탈북이 당분간 더 어려워질 거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감시와 통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의 외화벌이 사업장에 대한 관리와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며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외화벌이 목표를 다 못 채우고 귀국할 경우 받게 될 문책을 두려워하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완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북한 당국이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들에게 채찍과 당근을 함께 사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동시에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볼모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집단 이탈을 막으려 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탈북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의 경우 외화상납에 대한 압박을 받았고,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알게 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동경했다는 점에서 이런 사례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탈북한 여성 식당종업원 12명 중 11명이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알려졌으며, 관계기관 조사에서 "해외에 나온 후 자유로운 모습을 동경하게 됐다", "북한 체제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봤다", "해외 생활로 행복을 알게 됐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등의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과거의 집단 탈북은 가족 단위였으나, 이번과 같이 가족이 아닌 사회에서 만난 개별 단위들이 집단으로 탈북한 것은 처음"이라며 "해외 130여개 북한 식당과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게 이번 집단 탈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해외의 북한 식당 대부분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이 계속될 경우 상납 등에 압박을 느낀 사람들의 탈북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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