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교육]<6>부모도 공부가 필요해
ⓛ당신의 ‘부모력’은 몇점?

최근 ‘부모력(力)’이 교육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부모력이란 말 그대로 부모로서 가져야할 능력, 자질, 역할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자녀와 잘 소통하며 건강하게 양육하는 능력을 말한다. 출산과 함께 ‘부모’라는 이름이 주어지지만 정작 부모가 되기 위한 공부는 단 1시간도 해보지 못하고 엄마, 아빠가 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무조건 “공부 잘하고, 착한 아이가 되라”고 하는 게 좋은 부모의 지름길일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뉴시스
△좋은 부모란
자녀가 성장하면서 ‘좋은 부모’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가 커갈수록 소통이 어려워지고 부모의 권위는 점점 잃어가는 것 같다.

고경미씨(36)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일곱 살, 네 살 된 아이들이 왜 떼를 쓰는지, 왜 우는지 알수가 없다.

김혜영씨(40)는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며 안 해본 것이 없다. 자녀 교육에 대한 책을 수없이 읽었고, 부모 교육에 관한 강의도 여러번 들었다. 그는 “몇 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후에야 아이와 편하게 눈을 맞추며 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얼마 전 TV 다큐에서도 ‘부모력’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방송에 출연했던 사람들은 “부모력이란 경제력이 아닌 자녀의 행복과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모교육 전문가 송지희씨는 ‘부모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을 ‘부모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부모력은 학력이나 경제력, 정보력이 없어도 가능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부모 능력=아이 인생?
현대 사회에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아이의 인생이 부모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력은 부모의 자질이나 능력, 태도를 말한다. 송씨는 “부모력은 결코 정보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학원·입시 정보에 능통한 ‘매니저 맘’이나 고액 족집게 과외를 시켜주는 ‘부자 엄마’가 아니어도 능력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좋은 부모의 첫걸음은 부모가 자녀를 한 개인으로 인정할때 시작된다. 지시나 훈계식 양육이 아닌 자녀를 인간대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이나 품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녀를 ‘내가 낳은 아이’로 바라보면 안 된다. 아이 입장에 서서 대해야 한다. 한국리더십센터 고현숙 대표는 “지시나 훈계식 양육은 아이의 잠재력을 발아시키지 못한다”며 “부모가 자녀를 인정하고 관계 주도권을 줄 때 자기주도적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부모 세대가 받은 자녀교육은 지금 시대에선 유효하지 않다”며 “부모들은 아이 때문에 속이 상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부모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며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음으로 공감하고 경청하라
자녀와 대화를 잘하려면 마음으로 공감하고 경청해야 한다. 부모가 무심코 던진 말이 아이에게 마음의 문을 닫게 하는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부모 스스로 대화 패턴을 점검해볼 것”을 권했다.

아이가 말을 걸어올 때 건성으로 듣거나 극단적인 언어 표현은 자녀를 주눅 들게 하며 충고, 설교를 하면 자기 입장을 고집하고 방어적인 성향이 된다. 특히 비판이나 평가, 비교하는 말을 자주 하면 반항하거나 자존감을 다치게 하기 쉽다.

훈계와 충고는 잔소리가 되므로 별 효과가 없다. 가령 아이가 성적이 뚝 떨어졌을 때 “성적이 이게 뭐냐?”라고 윽박지른다고 아이가 집중해서 공부할리 없다. 이때 부모가 먼저 태도를 바꿔  “‘다음 시험에선 몇 점 맞고 싶니?’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해 아이 스스로 답하게 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대다수 부모는 자녀를 기다리지 않는다. 부모 강요로 하는 일은 동기 부여가 안되고, 실행 의지가 떨어진다.

△자녀 교육의 적 ‘분노’
자녀교육에 성공하려면 분노 조절을 잘해야 한다.

억압형 부모는 자녀에게 대놓고 화를 자주 내고, 허용형 부모는 화를 전혀 내지 않으면서 무조건 받아준다. 억압형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무기력해서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키우기 어렵다.

반면 허용형 부모 밑에서 큰 아이는 충동 억제가 잘 안돼 버릇없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또 집중력과 참을성이 부족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자녀가 말을 듣지 않으면 분노 조절이 힘들어진다. 분노가 솟을 땐 바깥에 나가 심호흡한 뒤 돌아오거나, 시계를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겨 차는 식으로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성장단계에 따라 부모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모의 역할은 유아기에는 훈육자, 초등기엔 격려자, 사춘기엔 상담자여야 한다. 초등기엔 자기표현을 잘하고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다. 남을 배려하는 리더십 강한 아이로 키우는 게 부모 역할이다. 중고생 땐 아이의 개성과 강점을 발견하고 키워줘야 한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부모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하려는 자녀에겐 혼자만의 시간을 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부모가 열 마디 말보다 한 가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자녀를 독서왕으로 키우고 싶으면 부모가 거실에서 TV 대신 책을 펼쳐야 하고,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으면 부모가 ‘열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먼저다.

자녀를 따뜻한 아이로 키우고 싶으면 부모가 행복해져야 한다. 부모교육 전문가 송지희씨는 “자존감은 대물림된다”며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 역시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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