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농협, 농민위한 조직인가?④ 대정농협 농민고혈로 성장하나
2009년부터 4년간 월동무 판매실적 사라져 농민피해 추정조차 불가능
대정농민들 강하게 반발…“농민을 얼마나 무시 했으면 이런 사태

▲ [제주도민일보 DB]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대정농협 유통센터가 농민조합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농산물 판매 이익금을 4년 동안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일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농협이 농민 조합원들의 고혈을 짜내 성장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주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동안의 농산물(비상품 월동 무) 판매실적이 깜쪽 같이 사라져 농민들의 피해 금액조차 추정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했다. 대정농협 유통센터의 전횡과 비리 의혹이 갈 수록 커져가고 있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귀포시 대정읍 농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정농협유통센터는 농민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해 놓고 정산을 하지 않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정지역 농민들은 지난 2008년까지 비상품 월동 무를 대정농협유통센터를 통해 판매하고 유통센터는 판매 후 벌어들인 수익금을 조합원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2009년 유통센터에 비상품 월동 무를 공급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유통센터로부터 돈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돈을 못받기 시작한 것이 4년이 흘러 2012년까지 판매 이익금을 받지 못했다.

대정농협유통센터는 2013년 비상품 월동 무를 팔아서 1000만원 정도의 이익을 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대정농협 유통센터 측은 농민 조합원들 통장에 돈을 입금했다.

대정지역 농민들이 대정농협 측으로부터 받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월동 무 출하내역을 보면 2009년에는 3862톤(11억8162만원), 2010년 5647톤(26억1382만원), 2011년 3987톤(17억9366만원), 2012년 1979톤(5억7556만원), 2013년 927톤(3억1779만원) 등이다.

2010년 월동 무와 2013년 월동 무를 비교하면 판매량은 2010년 5647톤, 2013년 927톤으로 6.25배 차이가 나고 판매금액은 2010년 26억1300만원, 2013년 3억1700만원으로 8.23배 차이가 난다.

대정지역 농민들은 이를 근거로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013년도 비상품무 판매액이 10,724,110(원) × 8.23=8825만9425원이 2010년도 비상품무 판매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 DB]

심지어 농민들은 대정농협유통센터가 보관하고 있어야 할 월동 무 판매실적이 유령처럼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농민은 “4년 동안의 비상품 월동 무 판매 흔적이 유령처럼 사라져 버렸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일을 벌인 사람이 지역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이어서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농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촌지도자 대정읍회, 전농 대정읍농민회, 한농연 대정읍회 등 관내 농민단체들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정농협 한 조합원은 “당시 대정농협 유통센터 소장은 농산물 값이 비쌀 때는 자기가 보유한 물량을 작업하고 값이 쌀 때는 일반 조합원들의 물량을 작업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대정농협 유통센터가 농민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이런 일을 벌이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은 <제주도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 될 것이 없다. 비상품 무 판매 기록이 없는 기간에는 (유통사업소가) 출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 기록이 없는 것”이라며 “농협 지역본부에서도 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하며 회의를 이유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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