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병신년 호장으로 국립제주박물관장 김성명 선정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사)제주민예총(이사장 강정효)은 1일 2016 병신년 탐라국입춘굿 본행사에 앞서 관덕정 앞 마당에서 행사 참여 기관 및 단체, 기업 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청비 코사’를 진행했다.

제주에서는 24절후 중 대한(大寒)을 지나 5일째 되는 날부터 입춘 전 3일째 되는 날까지 일주일 동안을 ‘신구간(新舊間)’이라고 한다.

이 기간은 묵은해에 지상에 내려와 인간을 수호하던 1만 8000 신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새해에 새로 부임한 신들이 내려오기 전 신들이 자리를 비운 기간이다.

이 신구간에 제주 사람들은 집집마다 집안을 단속하고, 변소를 수리하며, 이사를 하는 등 분주하게 새봄맞이 단장을 하는데 신이 지상에서 자리를 비운 기간이기 때문에 물건을 옮기고 집안을 수리하여도 탈이 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신구간이 끝나면, 하늘의 1만 8000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새해의 일들을 시작하게 되고 비로소 이 땅에 봄이 시작되는 입춘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입춘에 앞서 지내는 자청비 코사는 신구간이 끝나고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온 첫 날, 농경신 자청비의 신상을 모시고 축제의 시작을 알리며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지낸 고사다.

자청비코사는 큰굿보존회 오용부 심방의 집전으로 제주시 문화관광스포츠 강왕진 국장, 국립제주박물관 김성명 관장, 한국농촌지도자제주시연합회, 제주대학교 총학생회, 제주청년협동조합, 삼도2동새마을부녀회, 제주시민속보존회 등 21개 기관 및 단체 50여명이 참여해서 ‘2016 병신년 탐라국입춘굿’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기원했다.

오는 3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제주신화신상걸궁’이 제주시청-중앙로, 산지천-목관아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다음은 병신년 입춘덕담과 제주시장, 제주민예총이사장 인사말

▲ 김성명 제주국립박물관장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물처럼 흘러...

또 입춘을 맞이합니다. 봄입니다. 찬바람 시샘 곧 사라집니다.

만물이 다시 기운 차리고 생동합니다. 기쁩니다.

세월이 갑니다. 저마다 고단한 우리의 일상이지만, 일만 팔천신들께 소원을 빌고, 신들과 함께 기쁘게 놉시다. 더불어 논밭도 일구고 마음도 일구며 동고동락(同苦同樂)합시다. 풍년을 기원하고 함께 나눕시다.

우리는 제주공동체입니다. 마음 열고 물처럼 흘러갑시다. 그렇게 서로에게 따뜻하게 살아 우리의 일상이 생명공동체(生命共同體)의 울타리 안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6 병신년 제4대 입춘 호장 / 국립제주박물관장 김성명

▲ 김병립 제주시장

2016년 丙申年 새해가 밝은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2월 3일부터 4일까지 목관아 일원에서 ‘2016 탐라국 입춘 굿놀이’가 펼쳐지게 됩니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 농경의 세시로 보아 ‘봄을 준비하는 날’이기도 하고,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예부터 선인들은 입춘 절기를 맞아 풍농과 무사안녕을 기원했고 풍농의례를 펼치곤 했습니다.

탐라국 입춘 굿은 일제강점기 문화말살 정책에 의해 전승이 단절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1999년 무형의 자산을 발굴・복원・재현하여 매년 입춘 절기에 개최되는 제주시 상징 전래민족예술 행사입니다.

탐라국 입춘 굿놀이는 풍농을 기원하던 우리 조상들의 의례를 재현함으로써 소중한 풍속들을 전승해나가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의지하며 부지런히 일해 온 선인들의 삶을 이어 후세들에게 진정한 제주의 정신과 혼을 심어주고자 펼쳐지는 풍농의례입니다.

사라졌다 다시 복원된 만큼 탐라국 입춘 굿놀이에 제주시민들은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고, 덕분에 탐라국 입춘 굿은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 축제육성위원회에서 지정축제 중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어 국내외로 경쟁력 있는 축제로 발전 시켜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탐라국 입춘 굿놀이는 ‘모관(城內) 저자에 춘등을 내걸다’라는 구호로 춘등제 및 제주신화 자청비 고사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좀 더 풍성한 축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무쪼록 제주문화의 아름다움과 흥미로움이 가득한 탐라국 입춘 굿놀이에서 신명의 굿판을 경험하고 가족들 모두의 무사안녕과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정성으로 축제를 준비해 주신 사단법인 제주민예총 관계자 여러분과 출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말씀을 드리며, 47만 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주시장 김 병 립

▲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입춘을 ‘새철 드는 날’이라 하여 24절기의 시작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날 온 도민이 한자리에 모여 한해의 풍농을 기원하는 의식을 벌였는데, 곧 입춘굿입니다.

입춘굿의 유래는 탐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선시대 기록에 의하면, “입춘날 호장은 관복을 갖추고 나무로 만든 소가 끄는 쟁기를 잡고 가면 양쪽에 어린 기생이 부채를 들고 흔든다. 이를 퇴우(소몰이)라 한다. 심방 무리들은 활기차며 북을 치며 앞에서 인도하는데, 먼저 객사로부터 차례로 관덕정 마당으로 들어와서 밭을 가는 모양을 흉내 내었다. 이날은 본 관아에서 음식을 차려 대접하였다. 이것은 탐라왕이 적전(籍田)하는 풍속이 이어져 내려온 것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탐라의 왕이 몸소 밭갈이 의식을 통하여 주민들과 함께 풍년을 기원했다는 내용으로, 훗날 호장이라 불리는 향리의 대표가 그 역할을 대신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민과 관, 무속이 함께 어우러져 협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계속 전승되어야 할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입니다.

병신년(丙申年) 새철 드는 날 옛 제주의 심장부인 제주목관아에서 열리는 탐라국 입춘굿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신명난 굿판과 더불어 입춘천냥국수도 드시면서 새 봄의 기운과 함께 올 한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제주민예총 이사장 강정효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