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정발 '난방비' 논란에 공항공사 이기주의 기관으로 낙인
원희룡 제주도지사 민병훈 본부장에 "미안하다"고 전화 연락와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원희룡(사진 오른쪽) 제주도지사와 민병훈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장.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제주국제공항 총책임자가 제주도정발 '난방비' 논란이 일자 "내 목이 잘릴 판"이라고 답해, 사실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서울신문은 '수천명 노숙하는데… 제주공항 “난방비 누가 내나”'라는 단독보도를 통해 제주국제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제주특별자치도에 '난방비 부담 요구'와 '체류객에 빵 등의 간식은 공항내 매점과 식당이 모두 문을 닫는 10시 이후에 해라', '노숙 중인 체류객을 한라체육관 등지로 옮기는 게 낫겠다" 등의 발언오고간 대책회의 자료를 입수해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서울신문은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승객 불편보다 기관 이기주의', '빵도 매점·식당 문 닫은 후 지급', '공항공사 “노숙은 원칙적 불허”'란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냈다.

이 소식을 접한 민병훈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장은 <제주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층 대합실에만 몰려 있는 관광객 등을 공간이 넓은 1층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했다. 당시 1층 난방은 물론이고 제주자치도가 공항 체류객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담요를 가지고와 지급하려고 하자 큰 다툼이 발생할 것을 우려, 가능한한 난방을 강하게 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난방비 논란에 적극 해명했다.

이어 "공항내 체류객은 한국공항공사의 손님이다. 이들을 내쫓는 것이 말이 되냐"며 "절대로 체류객을 한라체육관으로 옮기자는 이야기를 꺼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빵 등의 간식 지급과 관련해서는 "제주공항에 수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며 "제주공항이 폐쇄된 이후 단 한건의 안전사고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질서 유지가 잘된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면서 간식 지급 전에 제주자치도와 한국공항공사제주본부와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자치도와 한국공항공사제주본부는 지난해 제주공항에서 지금과 같은 노숙 체류객이 발생할 당시 안전 등의 이유로 간식 등의 지급은 오후 10시 이후에 하는 것으로 의견을 조율, 시행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빵 등을 나눠주는 장소가 3층 대합실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큰 혼잡을 빚고 있는 모습.

실제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의 우려처럼 이날 제주공항 3층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빵 등의 간신을 나눠졌는데, 봉사자와 체류객 사이에서 질서 문제로 사소한 다툼이 끊임없이 오고 갔는 모습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민 본부장의 해명처럼은 뜻하지 않게 제주도정발로 난방비 지급 논란 등이 발생한 것이 억울한 측면이 강해 보였다.

특히 원희룡 제주지사는 서울신문의 보도이후 또다시 제주공항을 찾아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원 지사는 공항을 떠나는 자리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문제 발언의 진원지가 누군인지는 알 수가 없다"며 "서로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 민 본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취재진이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측에서 '난방비와 체류객 한라체육관 이동 등의 발언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주자치도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의) 대책회의 과정에서 나왔던 발언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해 문제의 발언이 실제로 있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사게 했다.

민병훈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장은 "모든 직원들이 이틀넘게 밤을 새워가면서 제설작업을 했다. 3km가 넘는 길이의 활주로를 하루에 15차례에 걸쳐 제설작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주공항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그토록 노력했음에도 제주도정에서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 발언을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25일 두차례에 걸쳐 제주국제공항을 방문 성난 민심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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