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최유정씨

▲ 호텔리어 최유정씨
고되지만 제주 사람들이 좋아 ‘행복’
초심 잃지 않는 생활이 삶의 활력소

제주에 정착한지 14개월이 흘렀지만 최유정(24)씨에겐 겨우 서넉 달 지난 기분이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살다보니 1년을 훌쩍 넘겼다.

부산을 떠난 적이 없는 유정씨가 선택한 첫 객지는 제주였다. 호텔경영학 전공을 살려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선택한 곳이다. 부산에서도 충분히 호텔리어 꿈을 펼칠 수 있는데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시절 호텔 실습으로 한 달 간 머물렀던 곳이 제주였어요. 경치도 좋았지만 여기 사람들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일이 재밌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죠”

실습생 시절 유정씨는 이미 호텔측으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남들 취업걱정 할 때 유정씨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한지 8개월 여 만에 몸담았던 소속팀이 외주업체로 넘어가면서 새로 오픈하는 계열사 호텔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차츰 일이 익숙해지고 동료들과 정(情)이 쌓이면서 아쉬움이 컸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6개월 전 이곳에 와서 오픈멤버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고된 생활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호텔 개관 날짜에 맞춰 모든 걸 끝마쳐야 했기 때문에 밤새는 날이 늘어났다.

“한 달 가까이 고생했어요. 거의 매일 밤을 샜어요. 덕분에 제날짜에 개관을 할 수 있었고 오픈멤버로서 보람도 컸죠”

유정씨는 요즘 새벽 5시 반부터 근무를 해야해서 4시 반에는 일어나야 한단다. 남들 자는 시간에 일찍 아침을 맞이한다. 가끔 밤12시를 넘겨 퇴근할 때도 있다. 겨우 3~4시간 눈붙이는 날이 많아서 힘들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즐겁다.

“특급호텔에서 수준 높은 고객들을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아마 제 적성에 맞아서겠죠(웃음)”

유정씨에게 제주는 가족도, 옛친구도 없는 낯설은 곳이다. 그러나 유정씨가 제주생활을 즐기면서 보람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 “제주에 온 이유와 목표, 최고의 호텔리어가 되기 위한 꿈을 가슴 속에 담고 살아요. 안주하지 않고 긴장하며 늘 분발할 거에요”

제주가 좋아서 이곳에 눌러앉아 살 계획도 있단다. “혹시 알아요? 아직은 ‘솔로’지만 이곳에서 좋은 사람 만나면 평생 머무를 수도…. 주민등록증에는 이미 전 제주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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