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토박이가 전하는 제주의 문화와 힘…“정작 제주도민은 잘 몰라요”
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 26일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페스티벌

▲ 세계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와 평화문화분과 위원회가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5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 페스티벌을 열고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로 이주해온 사람들과 토박이들이 제주 ‘문화’를 주제로 수다를 떨며 제주 문화가 갖는 저력과 힘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마당이 열렸다. 

세계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와 평화문화분과 위원회(위원장 오옥만)는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5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날 열린 페스티벌에서는 ‘제주에서의 나의 삶, 나의 꿈’이란 주제의 토크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이 콘서트에는 에릭 스윗(미국 환경운동가), 김미숙(제주춤예술원 원장, 현대무용가), 안광희(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 대표), 이지영(환상숲 곶자왈공원 부대표)가 각각 본인들의 삶과 꿈에 대해 발표했다.

▲ 세계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와 평화문화분과 위원회가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5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 페스티벌을 열고있다. 에릭스윗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에릭 스윗은 ‘쓰레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에릭스윗은 “만약 ‘쓰레기’란 단어를 쓰지 못한다면 당신은 이것을 무엇이라 부를 건가요?”라고 질문하며 쓰레기를 ‘목적을 잃은 아이’라고 규졍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쓰레기를 줄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디자인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년전 곽지해수욕장에서 1500여개의 버려진 빈병들을 찾아내 표선면 가시리 올가닉 농장에서 한라산 벽화를 만들었다. 그는 “예술작업을 통해 쓰레기의 ‘목적’을 찾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목적을 잃은 아이’가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지만 이 쓰레기를 활용하면 훌륭한 예술작품으로도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올 여름 활동했던 내용들을 모아 비디오를 만들었다고도 소개했다. 이 비디오 영상 내용은 ‘우아한 디지인은 결코 쓸모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모든 것은 끝이 있지만 그 끝은 또다른 시작이라는 주제의 영상이다. 그는 쓰레기가 세상을 디자인 할때까지 제주도에서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 세계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와 평화문화분과 위원회가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5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안광희 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안광희 서귀포 귀농귀촌협동조합 대표는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제주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결국 마을이다. 그들의 삶에 대해서 고민할때 항상 마을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나도 ‘마을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그는 귀농귀촌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혼자가 아닌 정착주민과 함께 어떻게 살것인지 고민한 결과였다. 이후 마을에서 할일을 고민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문화’였다.

그는 “지금 제주도에 순 인구유입이 세종시 다음으로 많을 만큼 오고 있다. 정착주민과 지역주민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일은 문화적 소통”이라며 “이주해온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며 “그래서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그 일이 ‘그림그리는 해녀’다 .해녀분들과 친구 아들 이웃이 됐다. 친해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녀’가 갖는 문화, 역사적 의미에 주목했다. 그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제작했다. 이 작품이 미국 휴스톤국제영화제에서 여성부문 금상을 받는 ‘사고’를 쳤다.

그는 “해녀 한명 한명이 박물관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해녀들의 이야기를 들었을때 너무 놀랐다. 해녀의 삶이란 바다에서 무언가를 채취해서 가계경제를 꾸려 간다. 서양 관점에서 보면 신화고 동화였다”며 “그러나 왜 이런 것들이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지?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가지 못했을까?라고 의문을 품었다. 생각의 결과 해녀들이 자신의 삶을 전달할 수단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녀로서의 삶, 해녀와 여자로서의 삶을 다큐멘터리영상으로 제작해서 휴스톤국제영화제에 출품했다. 결과는 여성부문 금상을 받았다”며 “내가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녀의 삶과 문화적 가치가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와 평화문화분과 위원회가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5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지영 환상숲 곶자왈공원 부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이어서 이지영 환상숲 곶자왈공원 부대표는 곶자왈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곶자왈을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곶자왈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풀어냈다.

그는 “이루마 피아니스트는 곶자왈을 방문하고 난 뒤 영감을 받아 Piano라는 앨범을 만들었다”며 “지역 학생, 주민들, 학생들이 숲을 방문하고 난 뒤 곶자왈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홍보대사가 되기를 자처한다”고 곶자왈을 추켜세웠다.

실제 이루마 피아니스트는 지난 9월 자신의 앨범 ‘Piano’쇼케이스에서 곡들을 연주하며 “피아노는 제주곶자왈 숲과 이곳을 촬영한 안웅철 작가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앨범이다.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루마는 “여리고 부족한 나를 말이다. 또 한 가지 숲의 고요함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가지 뜻이 이 제목에 담겨 있다. 피아노라는 악기가 언젠가는 사라지지 않을까, 곶자왈 풍경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피아노 소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해설가는 끝으로 “사람은 숲을 필요로 하지만 숲은 사람을 필요로하지 않는다”며 “난 숲이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에게 핸드프린팅, 식전공연으로 ‘여성타악단 道’의 북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 세계평화의섬 범도민 실천협의회와 평화문화분과 위원회가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015 평화문화 한마당 평화의 손짓’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오옥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옥만 위원장은 “제주에 1년에 1만명 이상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 사람들이 지역에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역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고 있다”며 “이 행사는 제주로 이사를 와서 도민이 된 분들, 외국인들, 조상대대로 제주를 벗어나본적이 없는 토박이들이 모여서 제주에서의 삶과 꿈을 나누고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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