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농부의 눈물나는 사연, 농민들 울음바다로 빠트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눈물의 호소를 하고 있는 이태신씨.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풍년이 되어 시위, 흉년이 되어도 시위 농민은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제발 살려주십시요"

26일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수확 시기 임에도 불구 멀쩡한 콩을 갈아 엎어야 하는 60대 노인의 애끓는 농심이 농민뿐만 아니를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시켰다.

올해 65세로 이 마을 출신인 이태신씨는 4년전 양파 농사(2800평)를 지어 21톤을 생산 ㎏당 150원을 받고 팔았는데, 영농비와 종자값 조차 벌지 못해 농협에 진 빚이 아직까지 남아았다. 이듬해 감자 농사 2300평을 지어었는데 장마가 20일 빨리 찾아오는 바람에 제대로 수확조차 못해보고 전분용 감자로 판매해야 했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담배 한모금 갈아엎어지는 콩을 바라보면서 이태신씨의 마을 달래 줄 수 있는 유일한 벗(?)이다.

그 빚이 여지껏 농협에 남아 있다. 이 조차도 농협에서 농가당 1000만원 이상의 농약, 비료 등의 외상 구매를 해주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라는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농사를 지은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이 전에 돈도 많이 벌어서 뭣도 모르고 흥청망청 쓰던 적도 있었다"며 "그러다가 죽음 직전까지 가는 대수술을 받은 이후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최소한 남의 집 가서 일은 못하더라도 농사는 기어다니면서도 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밝혓다.

이어 "건강이 좋지 않아 남들이 하루 걸려 할 일을 4일을 해야한다. 남들 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부지런하게 농사를 지어 1등 농사를 지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3남매를 시집 장가 보내 6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 이들에게 명절이면 사탕값이나 줘야할꺼 아니냐, 입학할 때면 좋은거는 아니더라도 가방을 사줘야 할꺼 아니냐"며 이는 농민들에게 최저생산비 만큼은 보장해 줘야 가능한 일이라고 울부짖었다.

이 씨는 "작년에 40㎏ 콩 한가마니에 22만8000원에 거래됐다. 올해 2만 5000평의 콩 농사를 지으며 풍년이 들자 '야 대박이여…'하고 좋아했다"며 "하지만 지금 농협에서 12만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살라는 거냐… 어떻게"냐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씨가 "중산간 지역 2만평을 심어놓은 콩은 잦은 비날씨로 인해 수확을 하지 못하면서 그대로 썩어가고 있다"며 "자식들에게 부동산은 못 물려줄 망정 빚은 물려주지 말아야 할거 아니냐"면서 제발 우리의 편에 서서 도와달라고 애통한 마음을 토로했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이태신씨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주변의 농민들이 애통함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김명선 기자] 끝까지 자신의 콩을 확인하고 있는 이태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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