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한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본선 한풀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과 나이지리아전이 21일(이하 한국시간)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 두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동국이 제 몫을 해낼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전에서 결장했던 이동국은 아르헨티나전에서는 1-4로 승부가 결정된 후반 30분 박주영(25·AS모나코)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기에는 15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1998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 이후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이동국의 복귀전은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나이지리아전에서 이동국이 또다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이동국은 선발이 아닌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 유력해 보인다.

허정무 감독(55)은 21일 오전 더반 입성 후 가진 첫 훈련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나이지리아전 윤곽을 공개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4-2-3-1 형태로 전환했던 전형은 기본인 4-4-2로 복귀했고, 투톱 자리에는 박주영과 염기훈(27·수원)이 포진됐다.

이동국은 경기 중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였지만,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 연습 상황까지 이어지는동안 허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훈련을 마쳤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이동국의 몸상태는 100% 회복된 상태다. 하지만 한 달이 넘게 실전을 치르지 못하며 감각이 무뎌진 사이, 경쟁자인 박주영과 염기훈 외에도 이승렬(21·서울)이 쾌조의 컨디션을 드러내며 주전과 조커 자리를 차지했다.

허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동국보다 돌파와 슈팅 능력을 겸비한 박주영과 염기훈을 기용해 나이지리아를 깨겠다는 복안이다. 발 빠르고 결정력이 좋은 이승렬의 후반 기용도 유력하다.

현재 상황을 따지고 보면 이동국에게 나이지리아전에서 기회가 주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양팀 모두 16강 진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접전으로 경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커 이동국의 출전도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국은 “전술적으로 내게 기회가 오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스, 아르헨티나전에서 침묵했던 이동국이 16강행 운명이 결정될 나이지리아전에서 포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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