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교육]<5>우리 아이, 독서 지도 어떻게

강요는 금물, 아이 수준에 맞는 책 선택
독서 후 ‘1분 쓰기’ 등 흥미 유발하기

>>>‘아이들이 책읽기에 빠졌다?’ 책상에 앉아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내 아이의 모습. 모든 부모들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냉혹하다. 아이들은 책보다 컴퓨터, 텔레비전에 빠져 있다. “책 좀 읽어라” 잔소리는 늘어만 가고···그렇다고 아이의 독서습관 기르기를 포기할수도 없는 노릇.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책과 친해질까.

#독서지도 단계별 노하우
△무조건 읽어라?
독서의 시작 시기는 따로 없다.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10개월 정도 됐을 때다. 엄마가 아이를 품에 안고 책을 읽어주면 정서적 교감을 통해 정서발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는 욕심에 지나치게 일찍 책읽기를 강요하면 책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된다. 특히 무조건적인 책읽기는 아이의 거부감만 늘게 할 뿐이다. 서두르지 않고, 아이의 흥미를 고려한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수준에 많는 책 선택
독서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매스컴이나 학교에서 정한 필독도서, 권장도서 등을 읽도록 한다.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 어려운 책을 읽도록 하면 읽기도 전부터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독서를 할 때에는 아이의 적성에 맞는 책,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부터 골라야 한다.

△부모가 먼저 독서왕이 되자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부모의 도움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독서를 하는데 가장 큰 방해 요소는 바로 텔레비전.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바른 독서 습관을 위해 과감하게 텔레비전을 치우기를 권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텔레비전을 치우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남는 시간을 더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부모가 먼저 독서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이 자연스레 따라하게 된다는 것. ‘가족 독서의 날’을 정해 하루에 30분이라도 가족 전체가 책 읽는 시간을 실천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과 친해지면 글쓰기도 술술
독서와 글쓰기는 관계가 깊다.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생각을 자주 글로 표현해 보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할수록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는 독서 후 ‘1분 쓰기’ 지도를 추천한다. 이 방법은 독서 후 1분 동안 책에서 본 단어나 책을 읽고 떠오르는 연상 단어 등을 종이에 적어보게 하는 것이다. 작성 후 나열된 단어가 어떤 이유로 연상됐는지 엄마랑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후 활동으로 연결된다.

△‘네가 주인공이라면’
책을 읽고 일상적인 감상문을 적게 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방식으로 글쓰기를 지도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필자의 입장되기 △이어 쓰기 △고쳐 쓰기 등 쓰기와 독서를 연관시킨 독서 지도법이 있다.
‘필자의 입장 되기’는 자신이 필자 입장이 돼 책을 소개하거나 설명하는 글을 적는 과정이다. 어떤 의도로 글을 작성했는지, 책 속 인물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면서 글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이어 쓰기’는 책을 중간까지 읽도록 한 후, 다음 과정에 대해 상상하는 시간을 주는 방식이다. 상상한 후엔 직접 글을 써보도록 한다. ‘고쳐 쓰기’ 과정도 중요하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게 한 후 자신의 생각과 달랐거나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 고치도록 하는 방법이다. 아이가 수정할 부분을 찾지 못한다면 특정 부분을 정해 주고 ‘너라면 여기서 어떻게 했을까’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하면 더 재미있을까’ 등을 생각하도록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서점·도서관 나들이
도서관이나 서점은 아이에게 ‘책의 바다’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고르는 기쁨을 가질 수 있고 스스로 직접 책을 고르는 즐거움도 가질 수 있다. 단, 한꺼번에 세 권 이상 구입하지 않는다. 분량에 부담을 느끼면 산만해져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연령별 독서 지도법
△2~7세=취학전 놀이와 활동 중심의 책 읽기로 시작해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한다. 이 시기는 한 번에 한 가지 측면에만 집중하고 전체를 연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계속해서 똑같은 책만 읽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기 때문에 아이의 취향을 인정하는 게 좋다.

△초등학교 1·2학년=혼자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책을 소리내 읽도록 한다. 시간의 개념이 생기고 사건을 순서대로 계열화할 수 있으므로 중심 생각 찾기,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기가 가능해진다. 책을 읽고 나서 주인공 이름이나 읽고 나서 느낀 점을 묻기보다는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을지에 대해 물어보는 등 다양한 사고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3·4학년=의미 중심의 글 읽기 시작 단계다. 이 시기는 평생 독서 습관과 사고 능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책 읽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어휘, 세부 내용, 추론 능력, 중심 생각 파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한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비교해보고 서로 다른 견해를 이해하는 토론 활동을 유도한다면 교육 효과가 크다. 개인별로 책의 관심이 다양하게 나타나 편독 현상이 두드러지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주제의 책을 고르고 읽게 한다.

△5·6학년=지적 호기심이 왕성해지는 시기다. 책과 함께 신문, 잡지, 영상 자료 등 각종 자료러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좋다. 논리적 사고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토론 경험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난 뒤 토론을 하는 것도 좋다.

#읽기 방식에 따라 창의력도 쑥쑥
책을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떻게 책을 읽느냐에 따라 독서가 창의력 향상에 끼치는 영향이 다르다. 한국문헌정보학회지에 실린 ‘창의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에 미치는 독서교육의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독이 창의성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음독, 다독, 묵독 순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통독과 발췌독은 창의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나타났다.
 
‘음독’은 발성을 통해 읽는 독서이고, ‘묵독’은 눈으로 읽는 독서법이다. 음독과 묵독은 사고 과정에도 차이가 있다. 음독은 텍스트의 글자를 음성화해 인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해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독서의 속도와 효율성이 떨어진다. 반면 묵독은 음성화 단계가 생략된다. 눈에서 두뇌로 곧장 연결된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르고 독서의 효율성이 높다. 눈의 작용과 두뇌의 이해가 긴밀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독서가 가능하다. ‘다독’은 깊이 읽는 것을 포기하고 많이 읽는 방식을 택한 방법이다. ‘정독’은 꼼꼼히 읽는 방식을 말한다. ‘통독’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 읽는 방법이며 ‘발췌독’은 필요부분만 뽑아 읽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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