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남아공월드컵은 사상 첫 아프리카대륙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개막 전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적에 큰 관심이 쏠렸다.

그동안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에는 4강을 넘어 우승까지 넘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고 이웃나라 남아공에 입성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4강은 커녕 모든 팀이 16강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적지 않다.

이번 대회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총 6개국이 참가했다. 이들이 거둔 성적은 21일 현재 1승4무7패에 불과하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성원을 등에 업은 A조의 남아공은 1무1패로 사실상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B조의 나이지리아(2패)와 C조의 알제리(1무1패)도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에 연패하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나이지리아는 23일 열리는 한국(1승1패)과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한 뒤 아르헨티나(2승)-그리스(1승1패)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이 날 브라질에 1-3으로 패한 코트디부아르(1무1패)도 절박하긴 마찬가지다.

‘죽음의 조’인 G조에 속한 코트디부아르는 포르투갈과 0-0으로 비겼지만 브라질에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이 힘들어졌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브라질이 포르투갈전에 후보 선수들을 내보낼 가능성이 높아 더욱 불리하다.

지난 대회 16강 진출국인 가나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D조의 가나는 1승1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독일(1승1패)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점이 부담스럽다. 호주(1무1패)와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세르비아(1승1패)가 승점 3점을 챙기고 가나가 독일전에서 패하면 3위로 내려앉게 된다.

카메룬의 탈락은 충격적이다. 2000시드니올림픽 우승팀이자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8강에 오른 카메룬은 2경기 만에 대회 첫 탈락이 확정됐다.

일본에 패한 것이 뼈아팠다. 사무엘 에투(29. 인테르 밀란)의 팀 합류 거부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맞이한 카메룬은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고 덴마크전까지 연패를 당했다.

카메룬의 폴르갱 감독(46)은 “우리와 카메룬 국민 전체에게 의심할 여지가 없는 실망스런 성적”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국가의 명예를 위해 마지막 경기를 뛸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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