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업' 제주 대표선수로 육성
제주 승마, 제대로 알고 즐기자

제주는 경마, 승마, 마육, 향장품 등 1·2·3차 산업을 연관시켜 동반성장 할 수 있는 말(馬)산지라 할 수 있다. 섬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을 살린 천혜의 목축환경과 구제역 등의 가축질병으로부터 격리된 청정지역으로서 전국의 80%에 해당하는 2만여 마리의 마필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경마공원을 비롯해 관광승마장 22개소, 축산물 가공업체 900여개소, 말 전문식당이 50개소가 운영되면서 다양하게 마필산업을 확충해 나갈 수 있다. 더 나아가 재활승마 처럼 사회복지분야 등 다양한 부분에도 활용되고 있어 말산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제주마 사육역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랑말이 제주마(馬)다. 키가 작아서 과실나무 밑을 지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으로 과하마(果下馬) 또는 토마(土馬)라고도 한다.

제주도내 마필사육은 제주시 구좌읍 궤네기동굴, 애월읍 관지패총, 한림읍 한들굴에서 말 치아와 지골이 발굴되면서 선사시대부터 이뤄졌다는 게 확인됐다. 삼성신화인 탐라개국신화에도 ‘망아지, 송아지 및 오곡이 옥함에 있었다’고 돼 있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문헌적 기록을 살펴보면 탐라 성방왕(서기 145-146년)에 탐라 토산품·양마·녹리총을 중국·일본과 교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탐라 민왕(서기 923-926년)에는 탐라 공마를 중국 오월에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또 고려 원종 14년(1274년) 원(몽골)은 탐라도에서 삼별초군을 평정한 후 일본과 남송경략을 위한 군마공급지로, 고려 충렬왕 2년(1276년) 몽고마 160마리를 들여와 체계적인 군마생산 체계를 갖추게 했다.

이후 제주도를 10소장과 3산마장으로 나눠 군마를 생산·공급했고, 마필을 관리하는 산마감목관직을 정의현감이 겸직하는 등 도내 마필 생산·관리업무가 도정의 주요업무로 처리돼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 이후 조선조에도 말 공급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세공으로 인한 사육자 부담과 일제에 의한 통치, 1960년대 이후 수송 수단의 발달 등으로 이용도와 경제적 가치가 떨어져 1984년 말에는 제주마가 1000여 마리로 급격히 감소하게 됐다. 게다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개량종과의 교배로 잡종화로 혈통이 문란해져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다.

<천연기념물 ‘제주마’ 지정관리>
국내유일의 향토마인 제주마의 멸종방지와 순수혈통 보존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문화재청(당시 문화공보부) 문화재 위원회에서 멸종방지를 위한 학술연구용역을 수행한다. 이후 순수 제주마를 문화재로 지정·보호관리 해 나가기 위해 1985년에 제주마 학술조사를 실시(제주대학교)해 중앙문화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순수혈통이라고 판단되는 제주마 64마리를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1986년 2월8일)받는다. 이로써 제주재래마는 진돗개, 오골계에 이어 가축 중에서는 세 번째로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제주경마공원 개장 및 경마시행>
정부는 제주마의 이용도를 높이고 혈통보존 및 육성을 위해 조랑말 경마시행을 결정한다. 1987년 10월 기공식을 가진 제주경마장은 총 214억원이 투자돼 1990년 4월 완공, 같은해 10월28일 개장과 동시에 경마 시작으로 농가소득 증대 및 마필사육기반이 조성됐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능력이 우수한 마필이 필요했고 마필 사육농가는 경주능력 향상을 위해 제주마의 개량보다는 단기간에 경주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외국산 마필(더러브렛)과의 혼혈번식을 통한 마필생산에 열을 올렸다. 이로써 도내 사육두수는 양적으로 증가했으나 결국 순수혈통의 제주마 사육두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혼혈경주마(현재 제주산마 및 한라마) 양산과 순수재래마 사육기피로 마사회 제주경마공원은 혈통경마에서 혼혈을 인정한 체고(몸높이) 제한 경마를 시행해 경마용 혼혈마가 양산됐다. 경마용 혼혈마의 양산은 도내 모든 사육마필의 체형·혈통 순수성의 시비가 불거지는 원인으로 제공됐다.

<최근 도내 마필에 대한 시시비비>
도내에는 국제적인 공인경주마인 더러브렛 종,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제주의 제주마’, 축산법에 의한 ‘제주마’가 사육되고 있으며 더러브렛과 혼혈마인 제주산마(제주경마장 입소시에는 ‘한라마’로 불림)가 사육되고 있다. 제주경마장이 혼혈마를 양산시킨다는 비난은 사육농가들이 순수혈통의 제주마보다는 경마능력의 우수한 혼혈마를 양산해 경마용으로 육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15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2020년부터 제주경마장에서 시행하는 모든 경주를 혈통마 ‘제주마’로 시행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혼혈마(한라마) 생산농가들이 한국마사회 제주경마공원의 경마시행계획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블루오션 마산업, 제주 대표선수 될까>
함평=나비, 보성=녹차, 보령=머드, 청도=소싸움… 그렇다면 제주는 무엇으로 대입이 가능할까. 마산업을 놓고보자면 ‘제주=경마’로 대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행산업 조장이라는 경마의 어두운 단면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마산업 육성책을 요구받고 있다.

제주마 산업은 오랜 역사와 드넓은 초지와 목장을 보유하는 등 전국 최고의 사육기반을 갖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제주지역 마생산량이 전국 80%를 차지할만큼 월등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주마산업은 농가와 업체의 개별활동에 의존하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육성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발전 속도가 더디게 흐르고 있다. 게다가 경기도와 부산, 경북 등이 마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마산업이 발전에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 추월당하면 선점효과를 빼앗기고 ‘최초’라는 대표 브랜드로의 발전 요소가 사라질 수도 있다.

마산업은 축산업부터 화장품, 공예 등 가공산업, 승마를 이용한 관광산업, 마육산업까지 1·2·3차 산업을 융복합시켜 발전시킬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FTA 등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주마산업은 다양한 연계산업을 집약해 육성, 축산업의 일부 업종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승마의 현주소>
우리나라에 승마장은 전국에 약 200여 개가 있으며, 승용마는 5000여 두로 파악되고 있다. 승마지도자는 120여 명정도로 아직까지 부족하다.

국내 승마인구는 약 2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지난해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승마장에 회원으로 약 2500여 명이 등록돼 있다. 온라인 승마동호회의 회원수 8만명 이상이다. 승마산업의 국민경제 기여효과는 약 5300억원 규모로 관련 산업 대부분이 초기 수준이거나 미형성 단계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도적 기반 조성의 부족, 소수 엘리트만의 레저로 인식,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주체 부재, 각종 자료와 중장기 전략의 부재 등으로 아직까지는 승마산업은 활성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말’ 만 타도 운동>
말을 잘만 타기만 해도 운동 이된다. 승마의 1시간 운동량은 2700∼3000칼로리로 성인 여성이 하루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2300칼로리보다 많다. 따라서 식욕이 당긴다고 마구 먹지만 않으면 군살 빼기엔 최고의 운동이다.

승마를 즐기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건강해질 수 있다. 먼저 정신 집중력을 길러준다는 것이 승마를 즐기는 이들이 입을 모아 가장 먼저 하는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승마를 통해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가 맑아지고, 말과의 교감을 통해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승마는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기승 중의 자세는 어깨, 허리, 발뒤꿈치를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허벅지에 힘을 준 상태이기 때문에 꾸준한 승마는 잘못된 습관 때문에 어긋났던 뼈가 제자리를 되찾도록 해 준다. 뿐만 아니라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운동이라는 특징 덕에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아 관절염 예방에도 안성맞춤이다.

다이어트 효과는 덤이다. 
두 달 동안 한번에 45분씩 하루 두 번 타면 허릿살 2, 3인치가 쉽게 빠진다.특히 사타구니 골반 등 평소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강화시키는데 더없이 좋다. 또 말을 타면 궁둥이와 안장이 마찰되면서 괄약근이 운동돼 남성은 정력이 강화되고 여성은 성감이 좋아진다. 소화기관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말타며 치료한다>
재활승마란 신체적·정신적 장애인이 승마를 통해 심신을 회복하는 재활치료요법의 하나다. 또 살아있는 말과 함께 치료를 하면서 정신적인 안정감을 갖게 되고 사회성도 두드러지게 향상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특히, 말을 타면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신운동과 같은 운동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절 움직임이 향상되고, 균형감각, 협응력, 근력, 지구력, 심폐기능 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긴장된 근육도 정상화 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말과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의사소통능력과 같은 사회적응능력이 향상돼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승마를 하면서 자신감과 독립심, 판단력을 기르게 되고, 집중력과 성취감을 가지게 돼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까지 갖는 계기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이다.

이후 본격적인 재활승마가 시작된 것은 1980년 세계장애인승마연맹(FRDI)이 설립돼 체계적이고 활발하게 운영되면서부터다. 현재는 영국(‘69), 독일(’70), 일본(‘94) 등 세계 40여 개국에서 약 20만 명 이상의 장애인이 승마재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삼성전자승마단이 뇌성마비 장애아를 대상으로 재활승마의 첫 문을 열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와 연계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540명이 재활승마를 경험했다. 관찰 결과 물리치료와 재활승마 치료를 병행한 이들 중 80%가 걷기·뛰기·눕기·앉기 등 대동작 운동기능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는 한국마사회와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가 협력한 재활승마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주 1회 30분씩 8주간 무료로 진행되는 재활승마를 받으려면 해당 기관과 연계된 병원에서 ‘말을 타도 된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

<승마산업 활성화>
제주에는 주로 체험위주의 레저용 승마장이 많다. 관광지에서 운영되는 조그마한 규모의 승마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용객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승마인구 확대가 문제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승마장의 규모는 2012년에 500여개 소 수준으로 증가할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오는 2012년까지 연간 유료 승마체험 이용자를 240만 명 수준으로 확보한다면 승마장의 운영비 대비 초과수익이 가능해 승마장 운영이 활성화되고 자발적인 신규투자가 유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승마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승마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통한 접근성이 향상되면 승마 이용자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마 인프라 확대를 위해 우선 승마장 설치와 전문인력 양성, 승용마 생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국민 말타기 운동, 말 포털사이트 구축, 말 산업 육성법 제정, 승마대회 개최지원, 체험승마 및 재활승마 확대 보급 등이 지원돼야 할 부분이다.

승마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전문지도자다. 이에 KRA 한국마사회는 올해부터 민간 승마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승마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승마에 필수적인 승용마의 공급을 위해 한국형 승용마 품종 및 생산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도 필요하다.


◆제주 승마장 소개

<백마를 타고 싶으세요?>
온몸이 하얀색을 뒤덮인 백마에 오르는 특권을 누리고 싶다면 동부승마레저를 찾으면 된다. 이곳은 백마를 15마리나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승마가 가능하다. 동부승마레저에는 이밖에도 백마보다 더 귀한 관상용 얼룩이(흰색과 밤색이 섞인 말)도 있고 몸집이 작은 포니도 있다. 또 동부승마레저에서는 승마는 물론 높이 3m가 넘는 몬스터 트럭·산악오토바이·카트까지 즐길 수 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2873번지. 문의=787-5220.

<제주 최초의 승마장>
탐라승마장은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승마장으로 전통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1983년 도내 최초로 문을 탐라승마장은 27년간 ‘무사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탐라 승마장이 보유한 40여마리의 마필은 처음 본 사람이 다가가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순치가 잘 돼 있다
승마용 말로 한라마와 조랑마를 사용하고 있다. 한라마는 체고가 140cm이하로 작아 안전하다. 그러나 힘이 좋아 성인 어른이 타고도 승마를 즐기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조랑말은 키 작은 어린이와 노약자 위주로 운행한다.
주소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42번지 문의=782-5577.

<정통승마를 배우고 싶다면>
올해 개장한 제주승마공원에서는 정통승마를 배울 수 있다. 3000여평에 이르는 넓은 야외마장에서는 안전하게 승마의 기본을 배운다. 체험위주의 도내 승마장과는 달리 제주승마공원은 정통승마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승마공원은 33만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넓은 초지·작은 오름·숲과 연결된 오솔길 등으로 구성된 외승코스를 15㎞·30㎞·40㎞·60㎞까지 갖추고 있다. 한편 40㎞ 외승 코스에서는 2009 국제지구력 승마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주소 :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1175번지 문의=1544-9506

<어승생승마장, 빼어난 경치 '환상' >
해발 530m에 위치한 어승생승마장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추자군도까지 시선이 미친다. 눈앞에 펼쳐진 한라산도 장관이다. 또 승마장에는 말 100여 마리 외에도 100여 마리의 꽃사슴이 있다. 2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속보·경속보·구보까지 원스텝으로 경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승마를 배울수 있다. 
주소 : 제주시 노형동 14-1번지 문의=746-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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