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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농정 생산되는 곳 책상 아닌 농민들이 농사짓는 현장”김성용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제주농업 전환기...농민 위한 정책을 펴달라”
농민에게 듣는 추석명절...3 “현장농민 더 많이 만나면 농업정책 해답 나와”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김성용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이 24일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농민들은 매년 불안한다. 마음 편하게 농사'만' 지어본 적이 없다. 농민들은 농사'만'짓고 싶어 한다. 큰 돈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 생산비 보장받고 제 값 받기를 원한다. 또 농사지어서 번 돈으로 큰 걱정 없이 자녀들 키우고 노후를 보장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를 기미가 보이면 수입 농산물을 시장에 풀어 국내 농산물 가격을 ‘잡는다’. 농민들이 돈 버는 것을 원치 않는 것처럼 말이다.

농민들은 힘들다. 농사'만'지어도 힘든데, 이제는 판로까지 걱정해야 한다. 농협은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경제사업을 기피하고 신용사업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농민들이 한푼 두푼 출자해 만든 농협이 농민들의 손을 떠나 전락했다. 그래도 농민들이 ‘믿고 등짝 비빌만한 곳’은 ‘농협’밖에 없다. 그래서 농민들은 슬프다.

제주지역 농민들도 마찬가지다. 내일이 오는게 두렵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고 농민들의 ‘고혈’을 짜낼까 무섭다. 더 짜내려고 해도 나올 것 없는 ‘고혈’을 정부는 또 짜내려 한다. 1970년 저임금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저곡가 정책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제주농민들의 삶은 어렵다. 실제 제주지역 농가부채는 전국 2위다.

추석이다. 추석을 맞는 제주지역 농민들의 심정을 듣기 위해 김성용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을 24일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만났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강성으로 평가받는 농민운동 단체다.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김성용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이 24일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농사 현장이 한창 바쁠때다. 월동채소 묘종도 심어야 하고 내년 농사도 계획해야 할 시기다. 어떤가?

- 참으로 바쁜 시기다. 눈코 뜰사이 없이 8월, 9월은 무, 당근, 양배추, 양파, 브로콜리, 배추, 마늘, 감자 등 전국의 겨울 채소 작물 80%를 심어야 할 시기다. 파종이 잘 돼야 할텐데 걱정이다.


올해 원희룡 도정은 농지개혁, 감귤혁신안 등을 발표하며 농업분야의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현안에 대해서 농민들의 반발도 거셌고 또 협조적이기도 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 농지개혁은 원희룡 도정이 농민들을 위해 참으로 잘한 일이다. 우리 농민들은 감귤농사를 지어오며 50년 동안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잘 견뎌왔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농가들도 정신 바짝 차릴때가 왔다. 그동안 대학나무로 제주의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 왔고 많은 희노애락을 같이 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50년 100년을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혁신안 가지고는 안된다. 피눈물 나는 강도 높은 구조 개혁 혁신안이 필요하다. 도, 농민, 농감협 등 삼위일체의 정신으로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가 각종 FTA,TPP등 농산물 시장개방에 앞서고 있다. 제주농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한 제주도정은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어떻게 보나?

- 현재 각종 FTA에 대응하고 대책을 제시하기 위한 특위가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앞으로 10년, 2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되면 제주 농업을 넘어 한국농업 전체가 무너질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른 피해액만 15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업은 정말 중요한 국가의 기간산업이다. 이 사안에 대한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현장 농민들이 느끼는 대책은 아직 부족하기 그지 없다.


농민들은 갈수록 농사 짓기 어려워 진다고 한다. 농가부채도 전국 2위를 기록하지만 빚을 갚아나갈 방안은 녹록치 않다. 농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어떤게 있을까?

- 박근혜 정부가 농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 대책을 내놔야 한다. 농민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 아울러 정책자금 이자를 1%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와 함께 농가부채 상환 시기를 늘려서 농민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농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사태가 더 늘어날 것이다. 농가부채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김성용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이 24일 제주도농어업인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 문제도 심각하다. 매년 진폭이 심해 “3년에 한번 대박을 터뜨리면 그걸로 빚을 갚고 생활비로 쓴다”는 말이 농민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다. 하지만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딱히 없어 보인다. 그나마 최근 제주도가 내놓은 작부체계 개선 방안 대책은 숨통을 틔울만 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보장 문제가 만만치 않아 현실성 없는 정책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어떻게 보나?

- 제주도의 대책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의 작부체계 개선방안은 농민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제주산 농산물에 대한 가격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도 나와야 한다. 아직은 지역 농민들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그래도 현재까지 나온 방안 가운데 현실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장 농민들 반응은 어떤가?

- 한국은 FTA천국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정말 많은 국가와 FTA를 맺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추진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농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는 것이나 다름 없다. 농민들 마음은 이미 피멍이 터졌다. 농민들은 지금 박근혜 정부를 통째로 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농민들은 진짜 아프다. 힘들고 괴롭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을 맞는다. 올해 추석을 맞는 농민들 마음은 어떤가?

- 농민들은 올해산 겨울채소 가격이 좋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이 마음을 담아 막바지 파종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불안하다. 내일은 또 어떤 개방정책이 나올지, 농산물 가격이 어떻게 될지 하루하루 조마조마 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좋으면 수입농산물 풀어서 가격을 떨어뜨리니 말 다하지 않았는가.

제주농업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제주농정 역사상 유래없는 격동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격변의 시기, 불안에 떨고 있는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도정이 좀 더 세밀한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 현장 농민들을 더 많이 만나길 바란다. 제주농정이 생산되는 곳은 책상이 아닌 농민들이 농사짓고 있는 현장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끝으로 원희룡 도정에 한마디 부탁한다.

- 원희룡 도정은 ‘협치’를 내걸었다. 하지만 ‘역시’에 그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도민들의 이야기, 농민들의 아픔, 노동자들의 설움을 들어야 한다.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

최병근 기자  whiteworld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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