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영 제주대 학생, “대기업에 취직해 행복한 가정 꾸리고 싶어요”
대학생에게 듣는 추석명절...① “취업했단 친구 소식 부럽지 않아요”

 

[편집자주] 올해 추석을 맞는 (청년)학생, 노동자, 농민들의 심정은 어떨까? (청년)학생들은 끝날줄 모르는 불황에 취업의 벽을 넘지못해 좌절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보다 쉬운 해고가 가능해진 노사정 합의안에 울분을 토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각종 농산물 시장개방 정책으로 올해도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제주도민일보>는 올해 추석을 맞는 학생, 노동자,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선 먼저 대학생 두 명을 만났다. 한 명은 ‘취준생’(취업준비생), 그리고 나머지 학생은 ‘잠재적 취업 준비생’이다. 언젠가 취업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취준생’이지만 지금 당장 취업할 계획이 없는 학생을 ‘잠재적 취업준비생’으로 나눴다.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오주영 학생의 하루는 빡빡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테니스를 배우러 간다.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점심을 먹고 또 아르바이트를 한다. 영어공부도 빠질 수 없다. 하루 일과의 마무리는 수영이다. 그는 지금 당장 취업계획이 없다. 그래서 취업스트레스는 아직 그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은 '20대 청춘'이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올해 24살인 오주영 학생(제주대학교 전산통계학과, 4학년)은 지금 이대로가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꿈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안정적인 직장이면 더할나위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되길 바란다. 이 직업은 정보를 많이 취급하고 유통하는 곳에서 필요하다. 바로 ‘대기업’이다.

그는 시간을 쪼개가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아침에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테니스 수업이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한 개만 ‘뛰지만’ 10월부터는 ‘두탕’을 뛴다. 중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영어학원을 간다. 저녁에는 수영을 배운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에 대해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자신이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리고 늘 도전하고 있다. 내년 초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날 것이며, 1년뒤 돌아온 뒤에는 자신의 직업적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이라는 ‘전쟁터’에 뛰어들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죠?”라고 걱정한다. 그는 세계일주를 하는게 꿈이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큰 지역’에서 일하길 바란다. 나중에는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와 노후를 보내길 희망한다.


3포(연애, 결혼, 출산)세대를 넘어 7포(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세대라 불린다. 20대, 학생들은 요즘 어떻게 지내나?

- 7포세대라는 말은 들어봤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몰랐다. 오늘 들어 보니까 20대 학생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은 주로 취업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난 내년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간은 1년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아침에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보통 오전과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영어학원에 간다. 지금은 오전 아르바이트 ‘한탕’만 뛰지만(웃음). 저녁에는 운동으로 수영을 한다.

 

아르바이트를 두 개나 한다. 물론 지금은 한개지만. 생활비나 주거비 때문인가?

- 주거비는 부모님이 마련해 주신다.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해결하고 있다. 생활비를 해결하고 남은 돈은 워킹홀리데이 자금으로 모으고 있다. 쉴틈이 없다. 바쁘게 사는게 좋다. 아마도 대학 1,2학년때 너무 많이 놀아서 그런 것 같다.
여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대학때 술도 많이 마시고, 당구도 치고, 게임도 많이 했다. 지금 이렇게 바쁘게 사는것이 아마 그 때 못한 것들을 지금 만회하기 위해서라고나 할까?(웃음)

 

워킹홀리데이 가는 이유는 뭔가? 일종의 스펙쌓기 인가?

- 내 좌우명이 ‘후회없이 재밌게 살아보자’이다. 이대로 학교를 졸업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다. 학교에 다닐때 해볼 수 있는 경험 다 해보려고 간다.

 

공무원 시험준비에 올인하는 학생이 많다고 들었다. 주변 친구들은 어떤가?

- 예전과 달라진 것은 다양한 학과에서 많은 학생들이 공무원 준비를 한다. 전공에 상관 없이 말이다. 내 주변에도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친구들이 수십명은 될 것 같다.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오주영 제주대 학생은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 꿈이다. 젊은 시절에는 넓은 곳에서 활동해보고 싶다고 했다. 늙고 나서는 고향인 제주도에서 머물고 싶다고 했다.

20대 학생들에게 패기가 없다고, 도전정신이 사라졌다고 기성세대들은 말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동의하지 않는다. 소수의 20대들을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제 주변을 보면 자기하고 싶은 일 하는 사람 많다. 물론 각자의 이유는 있겠지만 외국으로 어학연수 가는 사람도 많고, 배낭여행 가는 학생들도 많다.

 

오로지 취업을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산다. 하고 싶은 것 많을 20대인데 말이다.

- 난 지금까지 취업때문에 포기해 본 일은 없다. 앞서 말했던 테니스, 수영, 영어공부 등은 단순히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취업을 위해서 영어는 공부해야 하지만 난 단순히 취업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내 꿈은 나중에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다. 세계여행 다니려면 영어는 좀 해야 할 것 같다. 테니스와 수영은 그 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취업보다는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있다.

 

대기업에 취직하는게 목표인가?

- 내가 하고싶은 일은 데이터 분석전문가(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이 직업을 갖기 위해 대기업 취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기업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취급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큰 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 사회적 평판도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여유롭게 살고 싶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인정받고 싶다.

 

다들 취업이 어렵다고 한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대학교 오주영 학생은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했다. 전공을 살려 정보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 공급과 수요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학생들이 원하는 직장은 이름 있는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을 하려고 한다. 거기는 수가 제한돼 있다. 거기서 오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문제인거 같다. 눈을 낮추면 중소기업이 많은데도 말이다.

 

취업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어떤가?

- 부모님에게 “누구는 취업했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그게 부럽지는 않다. 그냥 난 지금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다. 내년(2016)에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오면 2017년이 된다. 그때 본격적인 취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때 되면 아마 나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 않을까?(웃음)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직장이 필요하다. 요즘 20대 청년들의 공통적인 고민이지 않을까 싶다.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계획한 것들을 다 했으면 좋겠다. 일종의 다짐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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