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원장·중학생 아들·초등학생 딸, 각자 방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돼
재혼한 50대 남편, 목 맨 채 계단에 떨어져…경찰 “처자식 죽이고 자살한 듯”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제주도민일보=이석형·안서연 기자] 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일가족 사망 사건의 범인이 재혼한 남편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전 7시58분쯤 제주시 외도일동 모 어린이집에서 원장 A씨(40·여)와 그의 남편 B씨(52), 중학생 아들(13)과 초등학생 딸(11)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어린이집에 첫 출근한 보육교사 C씨(41·여)가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경찰 출동 당시 A씨와 아이들은 흉기에 찔려있는 상태였으며 남편 B씨는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

김항년 제주서부서 형사과장은 “부인은 안방 침실에서, 자녀 둘은 각자 방 침실에서 이불에 덮힌 채 발견됐다. 별다른 저항의 흔적도 없었다”며 “남편은 3층 난간에 목을 매서 2층 계단으로 떨어진 채 사망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경찰이 21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4명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도 발견됐다.

메모 내용과 관련해 김 과장은 “필체가 선명하게 나와있지 않아서 정밀하게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며 “‘잘 떠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을 뿐 변사자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9일 오후 5시쯤 해당 어린이집 교사에 의해 이들 가족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며 “사체 경직 상태라던지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 시점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가족이 주거지로 사용하던 어린이집 2층 내부에서 흉기가 발견되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을 토대로 남편이 아내와 자식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원장 A씨와 B씨는 재혼한 사이로, B씨와 자녀들의 성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관계와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현재 해당 어린이집에는 30여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으나, 사건이 터지면서 전원 등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21일 오전 제주시 외도이동 모 어린이집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 등이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21일 오전 제주시 외도이동 모 어린이집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 등이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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