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출항신고서 명단 22명 중 17명만 승선여부 파악
미신고 생존자 1명도 발견…실종자 수·신원 파악 불투명

▲ [제주도민일보=이석형 기자] 이평헌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이 6일 오전 9시 제주해양경찰서 2층 회의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경위와 구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이석형·안서연 기자]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낚시어선이 전복된 뒤 10시간여만에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승선 인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출항시 승선 명부에 없던 사람이 생존자로 확인되면서 해경이 실종자를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평헌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6일 오전 9시 제주해양경찰서 2층 회의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경위와 구조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해경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새벽 2시쯤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성항에서 출항해 추자도에서 낚시를 한 뒤 해남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후 7시쯤 추자도 신양항을 출항했다.

이날 함께 낚시를 한 돌고래1호 역시 같은 시간 상추자도에 있는 상추자항에서 돌고래호와 같은 목적지로 이동했다.

그러나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는 등 기상이 악화되자 돌고래1호는 추자도로 회항을 결정, 오후 7시50분쯤 추자항으로 입항했다.

돌고래1호 선장 정모(41)씨는 회항하던 도중 오후 7시44분부터 돌고래호 선장인 김씨에게 2분 간격으로 전화했으나 김씨는 통화중 ‘잠시만’이란 짧은 대답만 한 뒤 통신이 두절됐다.

이후 정 선장은 직접 상추자도에 위치한 추자해양경비안전센터 추자출장소를 찾아 돌고래호의 통신두절 상황을 직접 알렸다. 이때가 오후 8시40분이다.

출장소는 평소 추자~전남행 어선이 출항 후 2시간~2시간30분 소요되는 것을 고려해 목적지였던 전남 해남 남성항에 먼저 연락을 취했으며, 확인이 되지 않자 오후 9시3분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신고했다.

해경이 경비함정 29척과 군함, 관공선, 어업지도선 등 동원 가능한 선박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이튿날인 6일 오전 6시25분 돌고래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가 이뤄진 지 9시간여만이다.

이 과정에서 추자도 해상을 지나던 어선에 의해 이모(49·부산)씨, 김모(47·부산)씨, 박모(38·경남)씨 등 3명이 구조됐다. 이들은 뒤집힌 선박을 붙잡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자도 예초리(하추자) 인근 해상, 후포리 양식장, 추자항, 섬도항 등 곳곳에서 선박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 8구가 연이어 발견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몇 명을 더 구조해야 하는 지 파악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돌고래호 출항신고서에는 선장 김모(46)씨, 가이드 1명 등 22명이 승선했다고 기재됐지만, 승선하지 않거나 신고서 명단에 이름이 기재되지 않은 낚시객들도 탄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확한 승선인원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오전 9시 해경 브리핑에 따르면 승선이 확인된 인원은 13명이며, 승선하지 않은 것이 확인된 인원은 1명이다.

해경은 출항신고서를 토대로 전화 등을 통해 승선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오후 12시30분 현재까지 추가로 파악된 인원은 없다.

더욱이 생존자 3명 중 1명은 승선원 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인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미기재 승선원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제33조(출입항 신고 등)에 따르면 낚시어선업자는 승객을 승선하게 하여 항구·포구 등에 출항이나 입항하려는 경우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어선의 출입항 신고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의 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아울러 출항 신고를 하려는 낚시어선업자는 그 신고서에 해당 낚시어선에 승선할 선원과 승객의 명부를 첨부해 출입항신고기관의 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때 출입항신고기관 장은 승선인원만 신고받고 실제 승선인원을 검색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현재 승선 명부와 생존자 증언 등을 토대로 정확한 실종자 수와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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