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본부 “반노동 막장 발언…노동3권 전면 부정하고 있다”

▲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3일 오후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쇠파이프 노조'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안서연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연설에서 “노조가 쇠파이프만 휘두르지 않았으면 국민소득 3만불이 됐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3일 오후 2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반노동 막장발언으로 가짜 노동개혁의 본질을 감추지 못한다”면서 즉각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 대표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반노동, 반노조 발언을 작심한 듯 쏟아냈다”며 “헌법의 가치를 지켜야 할 공당의 대표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전면부정하는 발언을 뱉어낸 것에 대해 용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표의 발언은 한마디로 노조를 없애버리겠다는 노골적인 헌법부정 반노동 발언이다”며 “입만 열지 말고 귀를 열고 똑똑히 들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금 이 시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권의 비호와 자본의 탄압으로 하루 아침에 수백명씩 집단해고 돼 생계를 잃고 있다”며 “노조가 있어도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의 아픔을 노조에게 책임을 돌리는 유체이탈 화법은 누구에게 배운 못된 버릇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 1000만 비정규직의 고통과 눈물은 대통령과 김 대표가 주장하는 자유로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노동유연화의 결과이고, 재벌특혜와 재벌불법행위 눈감기 정책의 결과이며, 노조조차 부정하는 반노동정책의 결과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또 “김 대표는 민주노총을 정확히 거명하며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반사회적 행위를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민주노총은 당신 같은 권력충에게 비난 받아야 할 조직이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특히 “노조가 쇠파이프만 휘두르지 않았다면 국민소득이 3만불이 됐을 것이라는 막장발언은 중세시대 마녀사냥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문제는 노동자들이 생산한 이윤이 노동자, 서민들에게 돌아오지 않는 재벌독식구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9라는 야만적인 사회, 김 대표와 같은 1% 권력자와 재벌, 부자들이 국민 소득의 대부분을 빼앗아가는 부의 양극화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감히 누구에게 덮어씌우려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김 대표가 말하는 것처럼 노조가 극렬한 투쟁을 많이 했는데도 지금 재벌 10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809조원이나 쌓여있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김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먼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3일 오후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쇠파이프 노조'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김 대표의 발언을 놓고 “계산된 정치적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당 대표가 앞장서 반노동 발언을 쏟아내고 정부가 수백억원의 국민 세금으로 보수언론의 지면을 사서 가짜 노동개혁을 선전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한민국 정부의 이름으로 TV광고까지 내보내는 물량공세를 하는 것은 도둑놈 제 발 저린다는 말처럼 초조하고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돈으로 언론을 사고 뒤에서 민주노총과 노동조합을 때리는데 골몰하지 말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와라”며 “노사정위 뒤에 숨어 배후조종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 앞에 민주노총과 제대로 한 번 붙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동조합을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세우는 대통령과 김 대표의 속셈은 노동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노동조합마저 와해시켜 전체 노동자를 노동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야만의 노동시장으로 내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내뱉은 반노동 발언, 민주노총 매도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주워 담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은 그에 상응한 대가와 책임을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민주노총 제주본부 외에 서울, 경기, 인천, 경남, 부산, 대구·경북, 충북, 제주, 세종·충남, 전북 등에서도 김 대표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2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오는 11월~12월 진행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11월13일에는 민중총궐기 투쟁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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