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지난 22일 출산한 새끼 1시간 만에 폐사

▲ [제주도민일보DB] 지난 14일 제주바다로 돌아온 태산이와 복순이

[제주도민일보=김영하 기자] 오랜 노예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야생적응 훈련 중인 남방큰돌고래 복순이가 출산한 새끼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야생적응 훈련 중이었던 남방큰돌고래 복순(17세 추정)이가 지난 22일 오후 2시쯤 출산한 새끼가 폐사한 사실을 이날 오후 3시쯤 확인했다고 밝혔다.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4마리(D-38·춘삼·태산·복순)가 법원 판결 이후 몰수 된 후 두 마리(D-38·춘삼)는 건강상태가 좋아 지난 2013년 7월18일 제주 김녕 앞바다에 방류했다.

그러나 태산이와 복순이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방류하지 못하고 서울대공원으로 옮겨 사육사들의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태산이와 복순이는 심리적 안정과 건강을 회복하고 활어 사냥의 가능성을 보여 지난 14일 제주바다에 방류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방류시기가 늦어진 태산이와 복순의 조기 야생방류를 목표로 사람의 접근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인은 물론 사육사도 먹이 주는 시간 외에는 전혀 접촉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먹이를 주는 동안 육안으로만 건강상태를 체크해 사육사들도 복순이의 임신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남방큰돌고래를 포함한 고래류는 임신을 할지라도 사람과 달리 외형의 변화가 크지 않아 육안으로는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국립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복순이는 불법 포획된 이후 제주도 돌고래 공연 업체에서 사육되는 동안 새끼를 낳았으나 폐사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태산이와 복순이의 야생적응 훈련을 진행해 왔던 사육사와 연구원들은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태어난 돌고래 새끼의 생존 확률이 매우 낮다”면서도 “하지만 복순이의 새끼가 생존했다면 100여 마리만 생존해 있는 남방큰돌고래 개체 수 증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야생적응훈련 관계자는 “지금은 새끼의 폐사로 복순이와 태산이가 외부인을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태산이와 복순이가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두고 야생 적응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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