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남원읍 오승훈(감귤농가)
지난해 2014년산 노지감귤 가격이 전년대비 25% 하락하면서 제주감귤은 최근 들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노지감귤 생산량 증가, 수확기 궂은 날씨, 품질저하, 소비둔화, 그리고 딸기 등 국내산 과채류의 생산량 증가, 외국산 신선 과일의 수입량 증가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시장개방으로 수입과일이 증가하고 딸기와 같은 과실류가 감귤의 새로운 경쟁상대로 등장하는 흐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근본적인 변화와 특단의 조치 없이 제주 감귤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는 고사하고 지속적인 쇄락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5월 14일, 제주도는 ‘선 자구노력 후 지원원칙’에 입각한 감귤농가의 의식전환, 고품질로 승부하는 감귤생산·유통구조 大혁신의 기틀 마련 등을 큰 틀로 하는 ‘고품질감귤 안정생산을 위한 구조혁신 방침’을 발표했다.

제주도정에서도 스스로 ‘감귤정책 방향의 대전환’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전보다 한 발 앞선 내용들도 포함돼 있다. 가공용 감귤 처리와 수매정책 개선과 관련해서는 곧바로 농민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동안 제주감귤정책은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수십 년 동안 많은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생산량 조절에도 실패하고, 오히려 당도는 떨어지는 등 고품질 전략도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반대로 감귤 경쟁과일인 사과, 배는 농가의 자구 노력에 의하여 생산량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면서 소비자 기호에 맞도록 품질을 고급화 하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시장의 현실을 냉정하게 마주해야 한다. 제주감귤도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당장의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절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감귤정책 혁신의 종착역은 결국 농가 소득창출이다.

농가와 생산자단체, 농정당국이 서로 한 운명이라는 인식을 갖고 허심탄회한 대화와 소통의 문을 열고, 제주감귤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길을 함께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서귀포시 남원읍 오승훈(감귤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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