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정부 저장물량 1만2천톤 방출, 양파 값 하락 초래할 것”
농산물 사은행사, “농산물, 사은행사에 동원되는 미끼상품 아냐”

▲ [제주도민일보DB] 양파 수확중인 여성농민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해마다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제주지역 농민들이 이번에는 양파 값 변동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파 값이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정부가 저장하고 있던 1만2천톤을 시장에 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협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에 따르면 올해 산 제주 조생 양파는 612㏊에서 총 3만8000t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재배 면적은 지난해 828㏊ 보다 26.1% 줄고 생산량도 전년 5만4000t보다 29.6% 줄어 가격 전망이 좋은 상태다.

전남 지역 조생 양파도 지난해보다 16% 감소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조생 양파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4.2% 줄어든 13만600t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본부에 따르면 고산지역에서 생산된 양파의 경우 서울 가락시장과 강서시장·인천·청주 등 전국 도매시장으로 출하, 15㎏망 단위로 평균 1만3000원~1만5000원 선에 거래됐다.

제주농협 측은 “양파 첫 출하로 경매가격은 높게 형성됐으나 이달 중순경에 1만200t의 정부 시장 격리물량이 도매시장으로 쏟아지는 변수가 있어 조생양파 시세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파 값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가 시장격리 시킨 양파 1만2천톤을 시장에 방출하게 되면 양파 값이 떨어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고성효 전농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농민들이 돈 버는 꼴을 못 보는 것 같다”며 “양파 값이 조금 오를 기미가 보이자 시장에 (저장물량을)방출해 가격을 떨어뜨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농산물 값이 조금이라도 오를라 치면 시중에 (저장·수입)농산물을 풀어 가격을 떨어뜨린다”며 “하지만 농산물 값이 폭락하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손을 놓고 있어 농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NH농협은행 측이 제주 조생양파를 고객 사은행사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농산물이 무슨 사은행사에 동원되는 미끼상품이냐?”며 “농산물 제값 받기에 앞장서야 할 농협이 농산물을 사은행사에 동원하면서 가격 하락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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