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연 제주도연합, “농협이 농약판매가 가지고 자신들 배채워”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제주지역 농협들이 농약 판매가를 두고 농민들의 고혈을 짜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사)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는 6일 성명을 내고 “농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할 지역(단위)농협마저 농약 판매가를 가지고 농민들의 고혈을 짜내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농연 제주도연합는 농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살충제인 ‘만장일치(500g)’, 살균제 ‘다이센엠-45(1kg)’, 제초제 ‘근사미(300g)’ 등 3개 농약을 대상으로 제주시·서귀포시 지역 주요 4개 지역농협의 판매가를 조사했다. 이 결과 최고 20%까지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연합회에 따르면 제주시 2개 지역농협과 서귀포시 2개 지역농협에서 판매하는 3개 동일 농약 제품의 현금 구매가의 경우 14%~20%의 가격 차이가 났으며, 신용대출이자와 비슷한 추가 비용이 붙는 외상구매의 경우도 6%~12%의 가격차를 보였다.

도 연합회에 따르면 일부 지역농협 소속 농민들만 더 비싼 값에 농약을 구매해 경영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도연합회는 “더욱이 농민들이 값싼 농약을 구매하려 해도 소속 지역농협을 제외한 다른 지역농협에서는 현금구매 밖에 이뤄지지 않아 외상구매를 주로 하는 농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도연합회는 이어 “제 값도 받지 못하고 있는 월동채소 처리 등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값싼 농약을 구매해 생산비를 줄이려 해도 실제 그러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지역농협의 농약 구매비율은 농협중앙회를 통한 농약 계통구매 비율이 20%, 일반 농약사를 통한 자체구매율이 80% 수준이다.

도연합회는 “지역농협에서 농민들에게 판매하는 농약 판매가 숨어 있는 소위 리베이트 또는 인센티브 형식의 판매 장려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농약 자체구매 비율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농협중앙회보다 일반 농약사에서 더 많은 액수의 판매 장려금을 지역농협에 제공하면서 지역농협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계통구매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연합회는 “농민의 생산비 절감과 도움을 줘야할 지역농협이 농약 값에 포함돼 있는 판매 장려금을 많이 얻기 위해 농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비정상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연합회는 △농약 계통구매 확대 △판매 장려금 폐지를 통한 판매가 인하 △지역농협별 농약 판매가 공시 △이용고배당을 위한 통합포인트제 시행 등을 요구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각 지역농협 조합장 및 이사회가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역농협 설립 목적에 맞게 조합장과 이사회가 농민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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