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공개 아닌 '법적 한도 내'로 조건 붙여
블래터 회장 "러시아·카타르의 월드컵 개최권 상실은 없을 것"

▲ [사진=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러시아월드컵과 2022카타르월드컵 선정 비리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한다.

FIFA 집행위원회는 20일(한국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회의를 열고 월드컵 비리 의혹 보고서 공개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단 조건을 붙였다. 그동안 FIFA는 보고서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동의를 얻지 않고 원본을 공개하면 자체 규정과 스위스 법령을 위반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보고서를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적절한 한도' 내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진실은 항상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며 "관계자들의 인권과 FIFA 규정을 보호하는 가운데 최대한 빨리 보고서가 공개되길 바란다. FIFA의투명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속에 보고서 공개가 이뤄지지만 FIFA는 러시아와 카타르가 차기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기존 결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블래터 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여러 비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가 기존에 내린 결정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월드컵 개최일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현재 러시아와 카타르의 월드컵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바뀌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회장직 연임을 노리고 있는 블래터 회장은 최근 FIFA를 향해 비난 여론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우리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하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다시 단합했기 때문에 조만간 모든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FIFA가 공개할 보고서에는 마이클 가르시아 전 FIFA 윤리위원회 수석조사관이 2년간 러시아와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을 조사한 내용이 담겨 있다.

75명에 달하는 의혹 당사자들의 인터뷰와 20만건 이상의 서면자료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앞서 원문 전체가 아닌 42쪽 분량의 요약본만 대중에 공개했다. 이로 인해 월드컵 유치 비리를 축소·은폐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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