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조사관 대한항공 출신…짜고 치는 고스톱"
국토부 "추후 일정 협의해 재조사 할 것"

▲ 【서울=뉴시스】12일 '땅콩 회항' 뒤 비행기에서 쫓겨났던 대한항공 사무장이 KBS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여승무원이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욕설과 모욕을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언론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자 대한항공 측에서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막말과 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박창진 사무장이 국토교통부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

국토부는 박 사무장에 대한 보강조사를 15일 오전 10시에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김포공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건물)에서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사무장이 출석여부를 밝히지 않아 재조사가 불발됐다.

국토부는 박 사무장을 상대로 조 전 부사장의 폭언이나 폭행 여부를 다시 조사하고 대한항공의 거짓진술 강요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었다.

앞서 박 사무장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이 욕설과 폭행을 했으며, 대한항공 직원이 매일 찾아와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에서 5~6명의 직원이 매일 찾아와 사무장이 (기내 서비스)매뉴얼을 제대로 숙지 못 해 조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린 것으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또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고,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국토부 조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사무장이 이날 국토부 조사를 거부한 것도 이 모든 것들이 부담으로 여겨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국토부 조사 당시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 등에 대해 진술하지 않은 것도 국토부를 믿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국토부 조사단 6명 중 2명이 대한항공 출신 항공안전감독관이 맞다"면서도 "항공안전감독관은 운항·정비 등 전문분야별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기준에 적합한 고도의 전문성과 다년간의 실무경험을 갖춰야 해서 부득이 항공사 출신을 기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규정에 위반되면 계약해지 등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일부에서 우려하는 항공사 봐주기는 일체 없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국토부는 박 사무장 소환 당시 직접 연락하지 않고 대한항공을 통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무장의 증언대로 대한항공 직원들이 사전에 입막음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박 사무장이 이날 출석을 거부한 만큼 추후 일정을 협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사무장이 출석 요구에 끝까지 응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항공법에는 국토부는 관계자 질문을 할 수 있으며 관계자는 반드시 질문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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