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의혹 기정사실화 말라…예산 증액, 타당한 논의 거친 것”
특정인이 좌지우지? “저평가 말라…그런식으로 정치 안한다”

▲ 28일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은 원희룡 지사가 의혹이 불거진 문화예술 예산 증액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화예술 협치위원회 준비위원회에 원희룡 지사 측근이 관여해서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원희룡 지사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을 내놓았다. 더불어 ‘송일교’ 논란과 관련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원 지사는 28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제주도의회 문화광광스포츠국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제기된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산 중복 지원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

원 지사는 “의회에서 의혹을 제기했다고 기정사실화 하면 안 된다”며 “증액이라는 말 자체가 의회에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하는 것 아니냐”고 발끈했다.

그는 이어 “예총과 민예총에서 추천한 분들을 모셔놓고 (예산 편성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일 뿐”이라며 “반영한 부분도 있고 반영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산 편상은 어디까지나 집행부, 도에서 하는 거다”며 “증액하거나 심의했다는 것은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문화예술 협치위 준비위원회는) 예산에 대한 의결권을 가졌다거나 권한이 있는 게 아니었다”며 “최종적으로는 기획조정 예산부서와 도지사 간에 하나하나 논의를 거쳐서 편성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측근 예산이라고 어느 기관장을 얘기한 것 같은데 결코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며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어마어마한 표현을 했는데 저로써는 참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 측근도 아닐 뿐만 아니라 얼굴도 못 보고, 예산 갖고 얘기한 적도 없다”며 “문화예술재단에 대한 예산은 공모사업을 통해 하겠다는 전제 때문에 덩어리가 커진 것이지 임의적으로 배당된 예산은 단 하나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위원회 명단 공개를 안 하는 것이 의혹을 키운다는 질문에는 “숨길 이유는 없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 부분이 공격과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개인적인 공격에 초점을 받으면 협력한 취지가 거꾸로 본인들에게 부담과 짐으로 될 수 있다”며 “도는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했다.

제주도가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문화정책과에 편성된 예산은 426억7000만원으로 전년 221억과 대비해 93%가 증가했다.

이에 지난 27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국 예산안 심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용범 의원은 “문화예술 분야 예산은 93% 늘어난 반면 관광 분야 예산은 전부 삭감됐다”며 “협치(준비)위원회 자문 과정에서 자문 수준을 넘어선 증·감액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원 지사는 이날 도의회와 제주정가에서 나오는 송모교수, 일고, 교회 인맥을 일컬어 이른바 ‘송일교’ 불리는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원 지사는 “원희룡이라는 도지사가 인사나 주요 정책결정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그룹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원 지사에 대한 지나친 저평가”라며 “저를 잘 이해못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전횡이 문제가 된다면 제가 정책과 프로그램들, 사업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인사를 고민할 때 크로스체크 위해서 이쪽에도, 저쪽에도 물어보는데 자기네들 그룹에는 물어보지 않는다고 ‘특정한 게 있다’며 온갖 추측과 전언을 모아서 단정적으로 하기 위해서 아픈 지적들이라면 수용하겠지만 근거가 없다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해소시킬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 지켜보시라. 원희룡이라는 사람이 누구 말을 맹목적으로 듣거나 누구의 추천을 갖고 (사람을) 써서 제 발등을 찍고가는, 그런식으로 정치하고 해정하는 스타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정 학맥이나 종교인맥을 얘기하는데 모든 쓴소리를 안고 가야 도정 수장이기 때문에 좋은 뜻으로 겸허하게 받고 가겠지만, 도민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식으로 논의의 초점을 몰고가면 (안된다)”며 “학맥을 분석해보시고 종교도 분석해보시라”고 덧붙였다.

송모 교수에 대해 원 지사는 “어떤 특정인에 쏠려 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의견을 구하고 토론하고 하는 많은 분들 중에 한 명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들어라는 부분은 수용하겠지만 특정 부분을 전횡하고 있다거나 독점하고 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여러분들이 뽑고 기대를 걸고 있는 도지사는 그런 식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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