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공항공사 제시 설계도는 개념뿐…결정된 것 없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한국공항공사가 기존 공항 확충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원희룡 지사는 31일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도정시책공유 간부회의에서 제주의 현안 중에 하나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과 관련 자신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직자들에게 설명했다.

원희룡 지사는 “도지사의 생각을 묻는 분들도 있다”며 “그럴(제가 확답을 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을 꺼냈다.

원 지사는 이어 “국토교통부 자체도 본격적인 타당성 조사를 하면서 어떤 조사결과가 나올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예를 들어 도두마을 앞에 있는 바다에 파이를 박아서 활주로 세운다고 할 때 과연 기술적으로 얼마나 가능한지, 비용이 얼마나 들지, 그것에 따른 후속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지질에 대한 시추조사도 먼저 해봐야 한다”며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원 지사는 더욱이 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기존 공항확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제주공항공사(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위주가 돼서 자기네 공항 운영권을 놓칠까봐 자꾸 그쪽(기존공항 확충)으로만 설계도가 이미 돼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면서 “그 설계도는 해저 지질에 대한 시추조사도 안 해본 상태에서의 개념 설계도”라고 일축했다.

게다가 “국토부도 그런 것으로 판단할 수 없다. 몇 군데 시추조사를 하고 현재 공법이나 제주공항이 10~50년을 내다봤을 때 어떤 모습, 어떤 기능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제주로 많이 올 중국·동남아 쪽의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 어느 방법이 가장 가능하면서도 제주도와 대한민국을 위한 것인지, 공항의 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게 하는 것인지를 국토부가 보겠다는 것”이라며 아무것도 결정돼 있지 않음을 역설했다.

원 지사는 계속해서 제주도민의 하나 된 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국토북가 몇 달 뒤에 판단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중간에 도민들에게 보고가 이뤄질 것”이라며 “처음에는 의견이 거리가 있지만 한쪽 방향으로 좁혀 가면 도민이 하나된 목소리로 반격을 할 수 있다. 그래야 1년 걸리는 예비타당성 조사도 생략시켜 달라고 대통령에게 호소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추진되는 공항은 단순히 지어져 구경하는 차원이 아니”라면서 “어떻게 도민과 제주가 스스로 주도적인 개발역량과 제주발전 사업에 공항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히 구상하는 시간으로 6개월에서 1년을 써야 한다”며 용역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고 생각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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