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대에 못 미쳐…대량 출하·품질하락·비상품 유통·타과일 경쟁
농협직영 선과장 비상품 유통하다 적발…원 지사, 농가 협조 부탁

▲ 비상품감귤 단속하는 모습 / 제주도민일보DB
최근 감귤가격이 급락하면서 올해산 감귤가격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비상품감귤 유통을 근절해야 할 농협도 비상품 감귤을 유통하면서 감귤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산 감귤 생산예상량은 55만7000톤으로 22일 현재 출하량은 3만1853톤에 이른다. 하루 평균 출하량은 2000톤 내외다. 출하율은 5.7%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937톤의 2배가량 된다.

지금까지 평균 가격은 10kg당 1만2216원이다. 지난해산 1만6131원보다 24%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 22일 평균 가격은 1만 원대에도 못 미치고 있다. 81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100만원, 지난 2012년 1만2100원보다 각각 43%, 33%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조기 출하량이 증가한 원인은 상인들이 포전 거래된 감귤을 집중적으로 조기에 출하했기 때문이다. 또 극조생 감귤 마무리 시기인 다음 달 5일부터 15일쯤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이달에 조기 출하하려는 추세다.

가격이 떨어진 원인은 품질이 떨어져 상품가치가 없는 감귤도 육지부에 출하된 탓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중도매인 포전거래 구입 감귤 중 당도가 4브릭스 밖에 안 되는 것도 있다.

게다가 경쟁과일인 포도, 단감, 반시 등이 맛있고 저렴해 상대적으로 감귤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졌기 때문이다.

▲ 비상품감귤 단속하는 모습 / 제주도민일보DB
더욱이 비상품 감귤까지도 출하되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힜다.

그런데 최근 도외 도매시장 실태점검에서 농협이 직영하는 선과장에서도 비상품 감귤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2일간 서울시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23개 선과장이 적발됐다.

적발된 물량은 8010kg이다. 이중 비상품 감귤은 22건 7570kg으로 대부분이다.

이들 중에는 제주시 지역 H농협이 직영하는 선과장에서 9번과를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H농협이 유통한 감귤은 10kg 들이 7상자이지만 비상품 감귤을 근절해야 하는 농협이 오히려 비상품 감귤을 유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제주농협 관계자는 “행정조치와 별도로 중앙농협에 회원농협에 지원하는 부분에서 불이익이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비상품 감귤을 유통하다 적발된 선과장은 모두 48개소에 이르고 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제주지역 농협 관계자들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농협본부장, (사)제주감귤연합회장,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 등은 담화문을 발표해 농가와 상인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원 지사는 23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산 제주감귤이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혼자만 살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제주감귤 전체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제주경제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완숙과 출하, 강제착색 금지, 1·9번과 가공용 처리, 산지 수집상에 비상품 판매 금지 등을 요청했다.

원 지사는 “제주감귤의 가격지지는 생산량은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앞으로 감귤산업을 당도 등 품질위주의 상품화와 마케팅을 강화해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열심히 감귤농사를 짓는 분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제착색, 비상품 출하금지, 철저한 선별, 출하량 조절로 어렵게 생산한 우리 감귤이 정상적으로 생산, 출하되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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