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기존공항 확장시 “접근성↑·환경파괴↓…보상비↑·지속력 한계”
기존공항+제2공항 건설시 “소음피해↓·고도제한↓…비용↑·환경파괴↑”
해외사례는?…지역 발전·급격한수요 대응·복합도시·

▲ 제주국제공항 전경.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 포화시점이 2018년으로 예측되면서 제주도가 기존 공항을 확장할지, 아니면 기존공항을 존치하고 제2공항을 건설할지에 대해 도민들의 의견을 모으기에 나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원들도 제주도민의 의사가 가장 먼저 반영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결국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해법은 둘 중에 하나다.

그렇다면 2개 방안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기존 제주공항을 늘리면 단기간에 문제 해결…그러나 25년 뒤에는 포화

지난 2010년 6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국토연구원이 시행한 ‘제주공항 개발구상 연구용역’에 따르면 기존 공항을 확장할 경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제주공항의 계류장·터미널·주차장·진입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고, 기존에 갖춰진 교통시설을 이용해 접근성도 확보할 수 있다.

또 관광인프라·산업·의료·교육·국제업무 등과 연계한 공항 개발이 가능하고, 제주공항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특성화 공항과 복합 공간 개발이 용이하다.

뿐만아니라 환경파괴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신공항 건설에 비해 공사기간도 짧은데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공항 주변지역인 도두동 일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상비가 들어간다. 더욱이 신설 활주로 건설로 인한 해안매립으로 고가의 공사비와 환경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다.

활주로를 추가 건설해 포화는 줄일 수 있어도 2040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완벽히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도 노출됐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항공수요의 처리를 위한 제2공항 개발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기존 공항과 신공항으로 이원화(복수공항)하자는 것이다.

제2공항 건설이 해결책 맞지만 비용·기간 만만치 않아 

제2공항 건설은 소음피해나 고도제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자유롭게 입지를 선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도시에서 분리해 독립된 공간을 형성하면 야간 국제선의 이·착륙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확장성과 장애구릉(언덕) 등으로 인한 문제가 적어 비행안전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게다가 소음으로 인한 영향권과 민원으로부터 자유롭다.

두 개의 공항을 운영한다면 장기적인 제주항공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그러나 새로운 공항 건설은 사업비(건설·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별도의 인프라 계획을 세워야 한다.

뿐만아니라 기존 인공 및 자연장애물(구릉지) 존재 가능성이 많으며, 문화재와 각종 보호구역(생태·천연기념물 등)을 저촉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결정적으로 최소 10년 이상의 공사기간이 소요된다. 포화시점이 불과 2년인 상황에서 당장 공사에 착수한다고 해도 해법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가지 방안이 뚜렷이 이게 ‘좋다’, ‘나쁘다’고 할 수 없다. 

▲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국제공항
해외의 사례는 어떤가?…에어시티·해안매립·기존공항과 제2공항 건설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공항복합도시(Air City)의 경우 해외 유수의 공항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항복합도시로 조성을 하고 있다.

공항 주변에 숙박시설,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 글로벌 교육시설, 물류시설, R&D센터, 주거단지를 복합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비지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도 잠깐 언급한 바 있다.

싱가포르 창이(Changi) 국제공항, 네덜란드 스키폴(Schiphol) 국제공항, 핀란드 반타(Vantaa) 국제공항 등이 그 예다.

해안을 매립한 공항의 사례를 보면 일본 오키나와 허브 공항인 나하공항은 해안을 매립해 활주로를 확장했다. 마카오 국제공항은 해상에 입지해 있고, 홍콩 국제공항도 장기적으로 섬 해안을 매립해 기존공항 면적의 4배로 확장해 건설키로 했다.

기존공항과 제2공항의 개발사례로 대표적인 곳은 오사카의 이타미 공항과 간사이 공항이다. 

간사이 공항은 기존 공항이 포화와 소음으로 인해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공항이다. 이타미 공항은 국내선 전용 공항이고 간사이는 국제선과 일부 국내선이 운항된다. 

그러나 주변 거주인구의 감소와 상점 매출 급감 현상을 불러왔다는 단점이 노출됐다.  

제주도는 이처럼 해외공항 개발사례에서 나타난 장·단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찾고 있다.

우선 공항 개발이 지역 발전전략과 연계돼야 하고 급격한 미래수요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공항의 산업기능과 연계한 주변 복합도시로 정비돼야 하고 환경친화적인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달 12일 제주항공 수요조사 용역을 실시한 국토교통부가 제주공황 포화시기가 2018년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과제가 발등의 불이 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10월 용역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역 최종보고서에는 기존 공항을 확충하는 방안, 또는 신공항을 건설하는 방안 중 어느 방안이 좋은지에 대한 결론이 제시되며 신공항으로 나올 경우 입지 선정까지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용역결과가 나오기 전에 내년 3월까지 도민사회의 의견을 모아 제주차원의 최적대안을 결정한 뒤 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공항 확충이냐, 신공항 건설이냐를 놓고 과연 제주도민들이 어떤 생각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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