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21일 인천으로 승마경기장 변경 통보
제주도 “72억원 투입했는데 어쩌나…손해배상 청구할 것”

▲ 전국체전 승마경기 제주개최가 무산된 가운데, 방기성 제주도 행정부지사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소재를 따져서 대한승마협회와 대한체육회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6일 앞두고 승마경기 제주개최가 무산됐다. 대한승마협회가 내륙 개최를 고집하면서 대학체육회가 승마경기를 제주가 아닌 인천에서 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가 황당함을 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방기성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22일 오전 10시50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마경기장 변경에 대해 철저히 규명해 책임소재를 따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1일 대한체육회는 당초 예정됐던 제주대학교 승마경기장이 아닌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으로 변경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도는 도체육회, 도승마협회, 법률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대책회의 결과 방 부지사는 “승마경기 문제는 앞으로 명확한 사실 관계를 밝혀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전국체육대회 규정에 따르면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배정에 있어 부득이 개최 시 도이외 타시도 시설을 사용하고자 할 때는 대회 개최 3개월 전까지 해당 시도 체육시설 관리 주체와 협의 후 시설 이용에 관한 사항을 체육회로 제출, 승인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전국체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한체육회의 조직위원회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경기장을 변경한 것을 놓고 도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 부지사는 “승마경기를 위해 72억원을 투입해 제주대학교에 경기장 신축, 진입로 확포장, 경기용기구 확보 등 승마경기를 위해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며 “상당한 재정을 투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를 무시한채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한승마협회가 경기장 바닥 배수, 가마사의 안전, 펜스시설 미비, 마필운송 어려움 등을 근거로 제주개최를 반대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 부지사는 “대한승마협회 규정에 따라서 경기 준비를 했다”며 “이에 어긋나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도는 대한승마협회의 승마경기장 공승인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에 동조한 대한체육회에도 역시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다만 도는 제주 선수단 승마경기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그동안 선수들이 전국체전 참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을 해왔다”면서 “선수들의 장래를 위해 도체육회와 도승마협회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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