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협, 갑자기 경기장 ‘문제 지적’…진짜이유는 마필 운송 때문(?)
제주도, “문제없다 해놓고 일방적…제주개최 무산 시 특단 조치”

▲ 대한승마협회 홈페이지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며칠 앞두고 승마경기 제주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대한승마협회가 내륙 개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제주도가 대한승마협회의 요구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무산될 경우 강경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제주도에 따르면 대한승마협회가 경기장 바닥 배수, 가마사의 안전, 펜스시설 미비, 마필운송 등의 이유로 제주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승마선수협의회도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에게 열릴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제주도는 한 마디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제주도와 제주도승마협회에 따르면 대한승마협회(이하 대승협)는 지난 2일까지 아무런 반대 의견이 없었다.

대승협 관계자는 그 이후 ‘제주 경기장에 바닥 부팅 작업이 왜 안 돼 있고 그 동안 지적한 마사 등은 왜 그대로냐’며 제주개최가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제주도는 마사 등은 작업 중이며, 바닥 부팅은 15cm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대승협 전문가는 바닥 부팅작업과 모래상태가 좋다며 배수처리만 잘 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승협 관계자는 다음 날 경기장에 대해 문제점만 지적해 갔고 이에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승협 차남규 회장과 통화해 제주개최를 요청했다.

그러나 차 회장은 “16개 시·도지부 대표자들이 전부 반대하고 있다. 말들의 수송 시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제주도의 입장을 보고받았다”며 제주개최 불가 이유를 밝혔다. 게다가 대승협은 지난 16일 대한체육회에 제주개최 불가 공문까지 접수했다.

이에 제주도체육회와 제주승마협회(제주협)는 대한체육회를 전격 방문해 사실관계를 설명했고 대승협을 항의 방문했다. 게다가 대한체육회도 대승협에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대승협은 마장 바닥이 규사가 아닌 일반모래이고 마사도 당초 요구한 본 마사 200개가 아닌 본 마사 53개, 가마사 150개라는 이유로 부결의견을 제주도에 제출했다.

대승협의 의견에 제주도는 “대승협과의 협의 기간 중에 이미 미세해사(떡모래)와 이미 사용 중인 가마사를 사용한다고 합의를 한 상태”라며 “전 집행부 경기이사 등의 합의가 있어왔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대통령기 등 전국대회에서 현재 제주대회에서 사용할 가마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선수협의회가 내륙 개최를 희망하는 글을 대승협 홈페이지에 올렸다.

▲ 전국승마선수협의회가 대한승마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
도와 제주협은 대승협이 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인천과 상주의 경기장과 제주경기장을 비교해도 대승협의 주장은 이유도 안 된다고 일축하고 있다.

도와 제주협은 “인천 경기장은 규사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아시안게임 준비부터 이후까지 계속해서 대승협과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며 “게다가 아시안게임 대회 전날 비가 와서 배수가 안 돼 경기가 1시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상주경기장에 대해 “일반모래 시공과 부직포로 보완해 놓은 상태”라며 “우천 시에는 대회가 불가능할 정도로 바닥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선수들의 평가”라며 제주 경기장이 훨씬 나음을 강조했다.

도와 제주협은 “대승협의 움직임은 제주도는 물론 전국체전 선수와 임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그 동안 대한승마협회가 지적한 사항은 시설주체인 제주대가 모두 개선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8월25일 전국 시·도지부 회장단의 실사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문제된 것은 제주로 이송하는데 있어 안전이 우려된다는 것과 일부 시·도지부의 경우 수송비 지원을 요구한 정도”라고 밝혔다.

현재 도는 아직까지 제주 개최를 못한다는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경기마 이송에 대한 안전과 비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주협 관계자는 “선수들이 마주가 (경기마)를 빌려주지 않자 내륙으로 옮기게 했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와 제주협은 만약 제주개최가 무산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락 방침이다.

한편 제주 경기장은 제주대학교 내에 6만6821㎡로 실외 주경기장 6600㎡, 실내마장2400㎡, 마방 2동 53칸 규모로 지난 2012년 12월12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조성됐다.

전국체전 승마경기는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2일간 제주대 승마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으로 103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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