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주도관광협회 창립 52주년 기념…②

제주관광의 과제·해법,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에게 듣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물밀 듯이 밀려온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과 민족성을 앞세워 제주에서 이득을 챙겨가는 그들에 비해 우리의 세력은 미약하다. 그들만 탓할 것은 아니다. 우리도 기회를 살려야 한다. 우리가 누구냐! 중국보다 앞선, 대한민국 정부보다 앞선 제주 관광의 선도주자들이기 때문이다.

정부보다 10년이나 앞서 관광안내원 양성해 제주관광을 선도했던 제주. ‘관광 1번지 제주’라는 타이틀이 있기에는 천혜의 자연환경도 있었지만 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꾸고 활용한 수 많은 관광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 관광은 급격한 변화하고 있다. 패턴·유형이 다양하고 수요자들의 요구도 다양하다. 특히 제주지역 관광은 이미 세계화에 접어든지 오래다. 수많은 위협요소가 있는 반면, 수많은 기회요소가 가득하다.

이런 시기에 제주관광을 이끌어가고 있는 수장의 생각은 남다르다. 위협이 곧 기회요, 분석과 정당한 서비스가 곧 발전의 지름길이다. 제주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넘어선 제주관광의 수장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의 생각이자 지론이다.

▲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 회장
‘관광산업’에 대해 스스로 연구하고 분석해 제주 관광을 발전시킨 제주도관광협회는 이제 창립 52주년을 맞았다. 김영진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제주도관광협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취임 초기 회원사의 신뢰회복을 위해 업종별로 규정을 마련, 소통과 단합을 통해 각 분야에 맞는 관광정책개발에 나섰다. 이제는 냉철하게 제주관광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가는 전환기를 맞아 다양한 욕구의 관광객들에 맞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게다가 매년 급증하는 요우커들의 시장을 중국인들에게만 내줄 수 없다고 판단, 하와이의 사례를 거울삼아 제주 토종 여행사의 규모화를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제주의 하늘 길은 제주관광만이 아니라 제주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강한 제주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반세기를 넘어 앞으로 1세기를 내다볼 수 있는 제주관광의 경쟁력과 과제가 무엇인지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의 복안과 혜안을 들어본다.

Q. ‘관광객 1000만 시대’와 ‘1000 회원사 유치’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 관광협회는 어떤 전략으로 나아갈 것인가?

A. “’관광으로 만들어가는 희망찬 제주’가 우리의 슬로건이다. 관광은 제주 총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생명산업으로 제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을 동시에 챙기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추진할 생각이다”
“우선 글로벌 관광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앞으로 개별관광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주 외국인 인바운드 시장의 절대적인 위치는 단체관광객이다. 내국인의 경우도 15% 이상이 단체관광객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체관광객 유치활성화를 위해 여행 전문가 및 관계자 팸 투어를 실시하고 상호 협력시스템 등 단체관광객을 위한 사업을 고민하고 추진할 생각이다.”
“개별관광객은 여행을 오는 관광객 개개인들의 만족을 극대화시키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정당한 가격을 받고 그만큼의 서비스를 제대로 시행하는 관광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도내 관광업체의 전문성 강화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각종 교육사업, IT 기반환경 개선사업, 제주도관광 통합 포털사이트 구축 사업 등도 시행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제주 관광과 관련된 정확한 통계자료 및 데이터를 산출해 현재 우리 제주관광 시장의 주소를 정확히 찾아낼 필요가 있다. 정확한 수요와 공급에 대한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단기적인 계획부터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의 개선과 정책방향의 설정을 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민간차원에서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이러한 부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도에서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고 협회를 비롯한 관광업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관광객과 지역이 모두 만족하고 상생할 수 있는 관광시장의 발전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한다.”

Q. 최근 제주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이 중국자본과 중국인 관광객이다. 더욱이 관광업계에도 중국자본이 유입돼 도내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대규모 중국자본에 의해 토종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이에 대한 진단과 대안이 있다면?

A. “중국인이나 중국기업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같은 민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제주를 찾는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을 독점하고 있다. 자국 여행사를 통해 관광하고 자국민이 운영하는 식당과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행보에 우리 지역 업체들이 남 탓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영세한 여행사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국자본에 견줄만한 대형여행사를 창립하거나 공동 마케팅, 관광상품 개발 등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위기가 곧 기회다. 우리도 공격적으로 연합군을 꾸려 대응한다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하와이의 경우를 거울삼아야 한다. 하와이의 경우 몰려드는 일본관광객과 일본 자본의 위험에서 대응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하다 일본 자본이 빠져나가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침체기에 빠졌다. 우리는 이러한 하와이의 경우를 생각해 우리만의 경쟁력과 강점을 살려야 할 것이다.”
“행정도 적극 나서야 한다. 여행업체에 대한 등급제를 추진해 고용인원도 많고, 직접 모객 실적이 많은 업체는 높은 등급을 줘서 대형화 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상대적으로 고용율도 낮은 1인 사업장은 통폐합을 유도하거나 자연스럽게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공동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제주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었고 앞으로 2000만, 3000만 시대도 곧 도래할 것이다. 물론 국제크루즈라는 거대한 이동수단도 있지만 제주가 동북아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세계 속 관광 1번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하늘 길 확대는 필수다. 현재 회장께서는 제주권 공항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이자 국민적 과제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의견과 해법은?

A. “지난해 관광객 1000만 명이 넘어서는 등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 증가세가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 하지만 제주공항의 항공기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치에 와있는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제주행 항공편을 더 늘리고 싶어도 공항이 이를 소화하지 못해 항공편 추가 투입을 못하고 있다. 제주를 찾으려 하는 관광객들은 좌석을 구하지 못해 제주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제주관광 인프라 확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주관광 수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는 내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서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국민적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도민사회에서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특히 도에서는 이러한 도민사회의 역량을 집중시켜 중앙정부에 강하게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해 요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이 더 지체된다면 관광산업은 물론 제주경제 전반에 정체현상이 발생, 이는 곧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 빠른 결단과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다”

Q. 이제 곧 제주에서 국민적 축제인 전국체육대회가 열린다. 국내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협회의 역할이다. 어떠한 전략으로 홍보·마케팅 활동을 벌일 것인가?

A. “지난 아시안게임에는 개최지인 인천광역시 일원에 제주관광홍보부스를 설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전국체전에는 내국인 참가자를 중점 대상으로 하는 관광홍보관 운영과 제주관광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제주를 알리고 제주 관광을 유치하는 목표는 같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는 인천아시안게임과는 달리 내국인들에 맞게 차별화돼야 할 것이다. 내국인 맞춤 마케팅 활동을 전국체전 기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연이어 열리는 올해는 제주 관광의 좋은 기회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 회원사들과 함께 기존의 마케팅 사업의 추진은 물론 새로운 전략수립과 시행을 통해 외국인과 내국인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주관광을 만들어 내도록 노력하겠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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