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안게임 복싱 은메달을 목에 건 박진아(25·보령시청)가 "좋은 성적이 나와서 후련하다"고 말했다.

박진아는 1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복싱 여자 라이트급(57㎏~60㎏) 결승전(4라운드)에서 인쥔화(24·중국)에게 0-2로 판정패, 은메달을 가져갔다.

박진아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미들급(69㎏~75㎏) 성수연의 동메달을 넘어 한국 여자 복싱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수립했다. 4년 전 광저우대회 16강전에서 탈락한 박진아는 두 번째 도전만에 은메달을 수확했다.

전날 라이슬람 사리타 데비(32·인도)를 따돌리고 결승에 안착한 박진아는 금메달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인쥔화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진아는 "인쥔화는 스피드가 빨랐다. 한 번 잡아보려고 했는데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은메달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결과물이었다. 지난 5월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던 박진아는 적지 않은 기간을 재활로 소비해야 했다. 복싱 선수의 숙명인 체중 조절도 피해가지 못했다.

박진아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뒤 얼마 안 돼 팔꿈치를 다쳤다. 재활 기간이 조금 짧았는데 그래도 젊어서 빨리 낫던 것 같다"며 "(체중조절로)고생도 많이 했고 마음도 아팠는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 후련한다. 먹고 싶은 것이 많다.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웃었다.

박진아의 부모와 할머니는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직접 경기를 지켜봤다. 어느 덧 복싱 입문 10년째를 바라보고 있는 박진아에게는 매우 생소한 경험이었다.

박진아는 "9년 동안 복싱을 했는데 직접 와서 보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제 처음 보시고 오늘까지 계셨다. 그래도 좋아하시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아시아 정상권에 이름을 올린 박진아는 더 넓은 무대를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는 박진아는 "앞으로 세계대회를 많이 뛰어야 할 것 같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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