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아시안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여자농구가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과 맞붙는다.

위성우(우리은행)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몽골과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농구 여자 8강전에서 124-41, 83점차 대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동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다. 2002부산대회와 2010광저우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이 기회다. 한국 대표팀 일원 중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있는 인물은 전주원(42·우리은행 코치) 코치가 유일하다. 20년 전에 땄다.

전 코치는 "(히로시마에서)우리가 풀리그에서 중국을 크게 이기면서 결승 상대를 고를 수 있었다. (일본의)홈 이점을 생각하지 못했다가 고전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당시 여자농구는 6개국이 풀리그를 치러 상위 두 팀이 결승을 치르는 방식이었다. 한국이 강호 중국에 103-73 대승을 거두며 1위가 유력해졌고, 결승 파트너를 고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결국 '만리장성' 중국 대신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일본을 택한 것.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80-84로 졌다. 금메달을 위해 일보 후퇴한 장면으로 보면 맞다.

그러나 막상 결승에 가니 일본의 홈 텃세가 극심했다. 전 코치는 "주전 5명 중에 3명이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접전 끝에 겨우 1점차로 이기고 코트에서 부둥켜안고 뒹굴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전 코치도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퇴장당했단다. 한국은 결승에서 77-76으로 신승을 거뒀다.

전 코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분을 후배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이)미선이를 비롯해서 (변)연하와 (신)정자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일 수 있기 때문에 꼭 느낌을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축인 이미선(35·삼성생명), 변연하(34·KB국민은행), 신정자(34·KDB생명)는 모두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전 코치는 "20년 만에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다. 몇 차례 놓쳤는데 이번이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대표팀에서 유일한 여자 코치로서 농구보다는 외적인 면에서 선수들을 편하게 해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 코치는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인물로 현역 시절에 아시아 최고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떨쳤다.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은 다음달 1일 오후 5시30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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