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르손(1853-1919)은 순트보른에서의 전원생활을 화폭에 옮겨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위 작품 역시 그러한 그림들 중 하나이다. 그림 속의 소녀는 라르손의 7명의 자녀들 중 하나인 어린 딸 브리타이다. 라르손은 온갖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신의 회화에 규칙적으로 등장시켰다.

라르손은 특히 수채화로 유명한 화가였다. 그는 수채물감의 신선한 색조를 선호했다. 또 그는 당대의 많은 유렵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식 판화의 평면성 및 장식성에 크게 매료되었다.
위 그림은 상당히 2차원적인 색채들의 영역으로 이뤄져 있다.

대상의 윤곽은 분명하게 처리돼 있으며, 피아노 다리와 악보대는 장식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구성 역시 매우 특이한데, 큰 공간에 불쑥 드러난 전경의 물체(피아노)와 달리, 주인공(브리타)의 모습은 거의 숨겨져 있다. 이 모든 특징은 당대에 유통되던 일본식 판화를 상기시키는 요소이다.

한편 라르손은 자신의 수채화 양식에 동화책 삽화의 특징을 적용시키기도 했다. 물론 라르손의 수채화가 약간의 빛과 그림자, 한결 무르익은 분위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할지라도 말이다. 삽화가로도 일했던 라르손은 당대의 다양한 삽화 작품들을 예찬했다.

라르손은 유럽과 동양의 다양한 요소들을 풍부히 수렴함으로써 스웨덴풍의 단정한 장식미술을 탄생시켰다. 비록 관람자는 방의 한쪽 구석만 볼 수 있을 뿐일지라도, 방 전체가 밝고 깔끔한 실내 장식으로 채워져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라르손과 그의 아내 카린은 가정내의 모든 영역을 손수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카린은 특히 직물 디자인에 소질을 보였으며, 훌륭한 뜨개질 솜씨로 깔개류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발췌=「명화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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