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제주 물 사랑받게 하려면? ‘컨트롤타워’ 절실

‘차별화’, ‘브랜드경영체제 구축’, ‘선택과 집중’ 등 제안

▲ 제주도민일보 주최로 18일 제주벤처마루에서 ‘2014 제주 물&식품포럼’이 진행됐다. 제주물산업 발전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제주도민일보DB.

제주의 미래성장 동력인 물 산업을 ‘Drink’, ‘Health’, ‘Hi-Tech’ 융합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제주 물만의 브랜드경영체계를 구축해 ‘스타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기원 제주물산업연구센터장은 18일 제주도민일보 주최로 열린 ‘2014 제주 물&식품 포럼’ 주제발표에서 제주 물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융합산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원은 적극 공감하면서도 “1·2·3차 산업의 균형 또한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제주도는 작기 때문에 이 특징을 살려 가장 빛나는 상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별처럼 빛나는 ‘스타상품’을 만든다면 주위에 ‘위성식품’들도 따라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스타상품’의 가망성이 있는 물산업 제품으로 ‘제주 삼다수’를 꼽았다. 그러면서 “이번에 교황이 방한해 마신 물이 삼다수가 아닌 게 안타깝다. 이는 마케팅에서 진 것”이라면서 “삼다수가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용암해수’를 생산하는 J크리에이션의 김동준 대표는 “결국 제주 물산업 발전은 국내 고객은 물론이고 더 많은 글로벌 고객이 제주 물을 사랑하고 많이 마시게 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누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봉에 설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센터장 역시 맞장구를 쳤다. 그는 “현재 도개발공사와 용암해수도 나름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도 차원의 큰 틀에서 보면 제주 물에 대해서 토탈 마케팅을 할 전담자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도에서 최소한 결정을 하는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고기원 제주물산업연구센터장, 이선주 제주대 화학과 교수, 김태석 제주도의원, 김동준 J크리에이션대표, 한승철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김 대표는 또 지난 10월 ‘용암해수’ 상품을 시장에 내놓은 이후 인지도를 쌓는데 있어서 겪은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지난 2006년도부터 각종 연구용역, 세미나, 심포지움, 신제품 개발, 각종 전시회 등의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고 센터장은 “용암해수라는 말을 삼다수와 같이 마음에 새겨놓기 위해서는 우선 이 둘의 차이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면서 “용암해수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지불하는 가치만큼 이 물이 어떤 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인지도나 제품에 대한 재구매력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한승철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물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브랜드경영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책임연구원은 “물이나 주류 같은 것도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며 “결국은 브랜드 싸움”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 삼다수도 생산 관리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대표적인 아이덴티티를 선언해야 할 때”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컨트럴 타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좌장을 맡은 이선주 제주대 화학과 교수는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제주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먼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타 시도에서 더 치고 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이는 영세기업을 배려하면서 지원이 배분되다 보니 집중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선택, 집중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건이 있지만 ‘스타기업’이 확실하게 만들어져야 제주도 경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면서 “협력, 합동, 재구성 등을 통해서라도 집중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센터장은 “도 차원에서도 정말 될 성 싶은 기업 한 두군데만 과제를 선정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했다간 특혜의혹을 받기 때문에 어렵다”면서 “몰아주는 것과 나눠주는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식품이든 물이든 제주와 관련해 차별화된 역량, 아이디어, 소재가 있을 경우 단발이 아니라 5~10년 밀어준다면, 열악한 제주 환경에서도 그나마 스타상품 기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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