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사퇴 않고 시장직 수행할 것”…징계 공무원에 사과 없어
카페 철거·보조금 4천만원 반납…건축물 특혜 여전히 “몰랐다”

▲ 이지훈 제주시장이 31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에 따라 제주시민과 제주시 공직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이지훈 제주시장이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결과에 대해 제주시민과 제주시청 공직자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또 카페 등은 철거하고 원상복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혀 또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관련 공무원들에게 사과하지 않아 진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지훈 제주시장은 31일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발표 직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지훈 시장은 “제주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저의 개인적인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시장은 이어 “나이 쉰 살을 넘어갈 무렵부터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전형을 가꾸어 가기를 소망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살기로 결심했다”며 “그러한 삶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지나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 같아 참담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도 “모두가 저의 잘못이며, 저의 과오다”며 “그동안 불거져 나온 모든 문제는 저의 불철저함과 불찰에서 비롯됐다”며 재차 사과했다.

이 시장은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께도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히려 저의 개인적인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할 따름이다. 모두 껴안고 가겠다. 모두 받아들이고 가겠다”고 토로했다.

이 시장은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에 대해 여전히 몰랐다고 일관했다.

그는 “매우 유감스런 일이고 모두가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놀랍게도 이번 감사결과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항이지만, 제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불법 건축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 또한 제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카페 건축물을 조속히 철거하도록 하겠다. 감사위가 시정요구한 대로 보조금 4000만원 또한 빠른 시일 내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징계를 받게 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마음이 아프다는 말로 대신했지만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는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처분을 받게 된 공무원 분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며 “그 분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초의 원인이 저와 관련한 일이기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두고두고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사퇴는 생각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며 그 사정과 과정이 어떠하든 제주시장이라는 중책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 저와 관련된 어떠한 문제도 모두 저의 책임일 수밖에 없음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그렇게 공직은 매우 엄중한 자기 검증을 요구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앞으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정에 임해 나가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도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함은 물론, 이번 일을 제 삶 전체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최선의 시정활동을 해 그간의 죄송스러움과 저의 부족함을 대신할 수 있도록 더욱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날 사과 기자회견에서도 사퇴를 하지 않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마음이 무겁다고 하면서 사과도 하지 않아 여전히 자신의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듯 시사했다.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도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제주도민일보 이감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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