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어린이집 ‘선생님’ 이정원씨

"순수한 아이들과 있으면 행복해
6년째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범죄 피해 없이 밝게 자랐으면…"

한라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이정원씨(29·건입동).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다보니 대학생활동안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 많았다.

봉사활동은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 필요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위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가 사회에 첫 발은 내딪은 곳은 금융업계였다.

졸업을 앞두고 우연히 입사 시험을 치렀다가 합격해 들어가게 된 것. 그러나 금융업에서의 업무도 자신에게 잘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돈을 만지는 일이 내키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어린이집 선생님이 됐다. 대학을 다니면서 취득했던 보육교사 자격이 도움이 됐다. 어린이집에서 일하다보니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 자신까지 밝아짐을 느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벌써 6년이 흘렀다.

그녀가 일하는 어린이 집은 영아반(3~4세)과 유아반(5~6세)으로 나눠져 있다. 그녀는 주로 영아반을 담당하다가 최근에는 유아반을 맡고 있다. 어느반이든 힘들기는 마찬가지지만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어린이집에 다니던 아이들은 7세가 되면서 대부분 다른 유치원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다른 곳으로 떠난 아이들이 종종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근황을 전하기도 한다.

아이다운 엉뚱한 소리에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런 전화를 받을 때면 이 일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마트 등에서 엄마와 함께 나온 아이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는데 멀리서부터 달려와 품에 안기기도 한단다.

3년전 결혼한 그녀는 8개월전에 아이를 낳았다. 함께 있어주고 싶지만 업무가 바쁘다보니 그러지 못해 많이 미안하고 아쉽다고. 그러면서도 걱정거리가 생기기도 했다. 도내 범죄율 증가에 대한 소식에 대한 걱정이 더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증가에 따른 예방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보통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를 집앞에서 데려와서 다시 집앞까지 데려다 주잖아요. 초등학교에서도 그렇게라도 해서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범죄가 일어난 후에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나지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 그녀의 고민이 사라지게 될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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