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리지 마랑 놀멍, 쉬멍 갑써(서두르지 말고 놀면서, 쉬면서 가세요)”, “올레점방에도 들렁 물 하나 사 먹고에, 간세인형도 하나 삽써(올레가게에 들려서 물 하나 먹고, 간세인형도 하나 사세요)”, “가당 지치민 쉬엉 가고, 잘디 어시민 할망민박에 강 장 갑써(가다가 지치면 쉬어서 가고, 잘 곳이 없으면 할망민박에 가서 자서 가세요)”

예부터 제주에서의 ‘올레’는 큰 도로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작은 골목길을 뜻한다. 집으로 들어서는 길. 그 ‘올레’가 대한민국 트레킹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이제는 전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는 ‘제주올레’. 보금자리로 안내하는 ‘올레’처럼 대자연으로 안내하는 ‘제주올레’에 사람들은 빠져들고 있다.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스페인의 유명 순례길인 ‘산티아고 길’을 걷다가 “고향을 걸어 보라”는 주민의 말을 듣고 고향 제주 곳곳을 누비다 생각해낸 길이 바로 ‘제주올레’다. 고향 제주의 돌담으로 이어진 농로를 보면서 어린 시절 옛 ‘올레’를 생각한 것이다.

‘제주올레’는 지난 2007년 9월8일 제주올레 1코스를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20개의 코스를 개장했다. 정규코스 16개에 비정규코스 4개다. 대부분 서귀포시 지역에서 개설됐지만, 지난해부터는 제주시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개설이 이뤄지고 있다.

또, 오는 26일에는 추자도 지역에도 ‘제주올레’ 개설을 앞두고 있어 부속섬으로 그 길은 이어지고 있다.

제주올레 코스를 그려보면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을 출발, 표선-남원-효돈 쇠소깍-이중섭거리-외돌개-중문-안덕-대정-한경-한림-애월읍 광령리까지 제주도(島)의 올레길이 그려진다.

또, 우도와 가파도, 추자도 등 부속섬 올레길도 보인다. 속칭 알파코스로 만들어진 서귀포 시가지 인근 고근산에서 외돌개까지, 한경면 저지리에서 저지곶자왈을 지나 무릉리까지의 올레길도 숨어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주올레길이 346.3km에 이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56km인 점을 보면 그 거리가 가히 짐작이 된다.

‘바다’, ‘산’, ‘들’, ‘숲’. 제주가 갖고 있는 자연들 사이로 이어지는 그 길에는 ‘올레점방’이라는 구멍가게가 있고, 올레꾼들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안내소와 ‘올레지기’, ‘간세’사인도 있다.

올레에 대한 추억을 갖고 갈 수 있게 제주올레의 상징인 ‘간세’인형도 판매하고 있으며, 각 코스를 완주를 인증하는 ‘패스포트’도 있다. 동네 인심을 느낄 수 있는 ‘할망민박’은 올레꾼들을 반기는 제주의 인심이 담긴 안식처다.

‘제주올레’가 뜨다보니 전국적으로 유사한 명칭의 도보트레킹 코스가 생겨났다. 서울 올레길, 횡성 올레길, 둘레길, 누리길, 나들길…. 전국적으로 도보여행의 ‘메이커’가 돼 버린 것.

제주를 찾는 다른 지역 ‘올레꾼’들은 ‘제주올레’에 대한 매력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올레꾼들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가장 매력적으로 꼽는다.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이 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바다와 들판, 산이 어우러진 독특한 제주의 모습에 매료된 것이다.

특히, 제주만이 갖는 독특한 자연풍광, 오름을 비롯한 해안가에 분포된 다양한 화산지형이 그들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사색과 건강, 여행, 제주의 독특한 문화 등을 이들을 유혹하는 매력 포인트다.

이러한 제주올레의 매력 때문에 다른 지역의 유사 올레들 보다 인기를 끄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히트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선정한 ‘2010년 상반기 히트상품 10선’에 ‘제주여행상품’이 선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제주올레’는 ‘제주’이며, ‘친환경’이며, ‘웰빙’이다. 뜨거운 콘크리트?아스팔트길에서 대자연으로 안내하는 ‘제주올레길’. 콘크리트를 숲 속을 뛰쳐나와 자연과 벗 삼으며, 친구, 연인, 가족끼리 걸으면서 바쁜 일상을 벗어나 시원한 바닷바람과 숲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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