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유권자, 공약집·토론회 보고 후보자 선택

교육감 후보에 대한 인지도 낮아…미래 당선자 당부도

6·4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모두 자신들이 마음에 염두에 두고 있던 후보들을 선택하고 있다. 과연 제주 유권자들은 어떤 일꾼들을 선택했을까?

<제주도민일보> 취재진들이 제주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투표소 일부를 찾아 선택 기준이 무엇인지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었다.

유권자들은 역시 제주도의 변화와 발전, 제주교육의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일꾼들을 뽑았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미래의 당선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도교육감에 대한 인지도는 낮아 공약집과 TV토론회를 통해 후보를 선택했다는 유권자들이 다수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투표에 나선 제주시민 허지아(25·여)씨는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한 사람을 뽑았다. 현실 가능성을 따져봤다”며 “부모님들은 신문을 통해, 나는 인터넷을 통해 공약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기간 동안 인사를 꾸벅꾸벅하고 다니셨는데 되고 나서도 초심 잃지 말고 열심히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제주시민 유정욱(38)씨는 “도의원의 경우에는 지역을 위해 내놓은 공약을 살펴보고 선택했다”며 “지지하는 당을 우선으로 뽑았다. 제주에서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 똑같은 마음 아니겠느냐. 약속을 지켜 달라”며 당선자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 제주시 이도2동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한모(40대·여)씨는 “공약사항과 정당을 보고 선택했다”면서 “그러나 TV토론회는 따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공약을 찾아보고 판단했다”고 공약이 선택 기준임을 내비쳤다.

택시를 운전하는 제주시민 이항주(51)씨는 지역구 도의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도지사 선택에서는 일부 당의 단일화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도민들은 세력 교체를 바라고 있다. 도민들의 뜻을 읽지 못했다”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제주시민 김모(50대·남)씨는 “그동안 제주도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을 뽑았다. TV·라디오·신문 등 모든 매체를 통해 후보들을 접했다”고 선택에 고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그는 “걱정 없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제주를 만들어 달라”며 당선자가 될 후보에게 부탁했다.

제주시 애월 지역에 사는 부문겸(60)씨는 “제주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생각했다. 그 후보를 제주도지사로 뽑았다”며 “지금의 제주와는 사뭇 다른 도정을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도의원은 경력이 있고, 진실 돼 보이는 사람을 뽑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지역 유권자는 이모(47)씨는 “도지사와 도의원 모두 제주를 발전시키고 잘 살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 투표를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유권자들

제주시민 송민선(21·여)씨는 “투표를 할 때 단 한 가지만 생각했다”며 “중국인에게 더 이상 땅을 팔면 안 된다. 뚝심 있게 제주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도지사가 되든지 중국인에게 땅을 팔지 않는 도지사와 도의원들이 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밭에 갔다가 투표하러 들렀다는 김모(50대·남)씨는 “젊고 패기있는 일꾼을 뽑았다. 학생들을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에서 이주한 제주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행사한 박민우(29)씨는 “다른 지방에서 온 지 두 달됐다. 지인 의견도 듣고 공약도 봤다. 믿을 만한 사람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60대 여성 유권자는 “제주를 잘 이끌어 갈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신선한 사람이었으면 한다”며 “교육감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인물이 됐으면 한다”고 새 인물이 선택 기준임을 시사했다.

연동 거주 이모(40대·여)씨는 “투표 마치고 아이들이랑 나들이 가려고 일찍 왔다”면서 “제주발전을 위해 노력할 사람에게 내 표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감에 대해서는 “교육감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아 고르기 어려웠다”며 토로했다.

최모(43)씨는 “제주를 끝까지 책임 질 사람으로 뽑았다. 교육감도 마찬가지”라며 “후보를 선택할 때 TV토론회를 참고했다. 후보들의 생각이 보이더라”며 TV토론회를 통해 지지 후보를 선택했음을 전했다.

제주시민 장모(65·여)씨는 “도지사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교육감은 제주 교육에 개혁을 가져올 사람이길 바란다”며 “후보 선택 시 TV토론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 유권자들이 자신의 소중한 표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동에 거주하는 권모(70대)씨는 “도지사는 할 일이 많다. 제주특별자치도를 표방했지만 제대로 안 되고 있지 않느냐”며 “특별자치도를 완성시킬 사람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는 옛날에는 자원이 없어 ‘변방’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물·바람 등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가진 자원을 활용해서 활기찬 제주를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은 그런대로 잘해왔지만 선진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후보 선택에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서귀포시민 김모(32)씨는 “젊은 층이 도지사가 돼야한다. 다른 분은 너무 오래하셨다. 젊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한 분을 뽑았다”고 덧붙였다.

서귀포시민 강철언(72)씨는 “일 잘하는 사람이 무조건 아니냐”며 일꾼의 자격기준을 제시했다.

제주지역 유권자들은 후보 선택 기준은 각자 다르지만 모두 제주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일꾼이 선택 기준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당선자들이 “초심을 잃지 말라”는 당연한 말을 강조했다. 유권자들이 언제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 제주도민일보 이감사·이은혜·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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