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보 배우자 열전] 고창근 후보의 아내 최성희씨

“밖에선 열심히 일만…집에서는 한 없이 부드러운 남편·아빠”

제주교육을 ‘동북아 최고의 명품 교육’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감선거에 출마한 고창근(63) 후보. 그의 곁에는 늘 자신의 남편이야말로 ‘교육의 명품’이라고 치켜세우는 내조의 여왕 아내 최성희(59)씨가 있다.

같은 동네에서 자란 이들 부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애를 시작해 자연스레 ‘부부’가 됐다. 초등학교 동창의 형에서 시작해 ‘오빠’에서 ‘애들 아빠’가 되기까지 40여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한 부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존재가 됐다.

2남1녀를 키우면서 고 후보 부부가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은 바로 ‘예절’이다. 평생을 교육현장에서 일했지만 고 후보는 ‘공부’ 보다 ‘인성’을 더 중요시했다. 최씨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건 몰라도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야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친가와 외가가 같은 동네다 보니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 한 식구나 다름없거든요. 지나다가다 어르신들을 뵈면 꼭 내 할아버지, 내 할머니가 아니더라도 친조부모님에게 하는 것처럼 인사하라고 가르쳤어요. 나중에는 아이들이 먼저 ‘놀암수과(제주말로 인사차 건네는 말로 ‘쉬고 있어요?’)’라고 인사를 하더라고요”

최씨는 이제는 서른이 넘은 자식들이 얼마나 바르게 컸는지 칭찬을 늘어놓더니 이번에는 남편 자랑에 나섰다.

“애들 아빠 인상이 카리스마가 있어서 대게들 무뚝뚝할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런데 겪어보면 얼마나 자상하고 배려심이 깊은지 몰라요. 참 따듯한 심성을 가진 분이예요”

흐뭇한 미소로 말을 이어가던 최씨는 ‘너무 팔불출이었냐’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마치 소녀처럼 얼굴이 붉어진 최씨는 집 안에서 애정표현도 스스럼없이 한다고 고백했다.

“출근할 때면 현관에서 포옹을 해요. 아이들 앞에서도 뽀뽀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잘 다녀와요’, ‘수고해’ 주고받는 말 한 마디에 하루를 버틸 힘이 생겨요. 아마 아이들이 숨김없이 의사표현을 잘 하는 것도 우릴 보고 배운 게 아닌가 싶어요”

마냥 다정해 보이는 이들 부부에게도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최씨가 남편에게 갖는 불만은 대게 남들이 갖는 불만과 같지 않았다. 그는 고 후보가 밤낮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게 가장 큰 불만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돈을 받으면서 왜 당신만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얼마나 따졌는지 몰라요. 사실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저 쉴 때 쉬고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는 사람이어요. 처음엔 말렸는데 이젠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란 걸 잘 알아요”

한 발짝만 물러서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길 바라는 최씨. 그는 열정적인 고 후보에게 한없는 지지를 보내면서도 행여나 주위 사람들에게 안 좋은 말을 듣고 다니진 않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이들 부부는 고민이 생길 때면 늘 ‘가족회의’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혼자 처리하지 않고 회의를 열고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서로 마음을 달래주는 시간도 이 회의시간이었다.

“그이가 만약 교육감이 된다면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줄 것 같아요. 지적도 많이 하겠지만, 상대방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분명 따를 거예요. 어떨 땐 자녀한테도 지는 분이거든요. 완벽하게 말할 때도 있지만 자녀들이 의견 개진을 하면 ‘아 그랬어? 아빠가 나이 들어서 그런가봐’라고 하면서 애들 말을 따르기도 해요”

자신의 남편이 소통하는 교육감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최씨.

그는 ‘만약 남편이 교육감이 된다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냐’는 물음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가에 이슬을 보였다. 그리곤 힘겹게 입술을 땠다.

“너무너무 고생하셨어요.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교육감이 됐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믿어요.”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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