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이석문 ‘스타트’…신구범 일방 세몰이에 이석문 기도 못펴
신측 일부 지지자, 이측 구호에 항의도…이, 결국 20여분만에 철수
하지만 시작부터 배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세몰이를 과시하며 소수를 묵살하는 추태까지 벌어졌다.
공식 선거운동의 첫 스타트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후보가 끊었다.
신 후보는 이날 0시 제주시청 앞에서 러닝메이트와 선거대책본부 관계자 등 지지자 200여명과 함께 제주시 상징탑 오른쪽에서 세몰이에 나섰다.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확성기 없이 출정식은 진행됐다. 신 후보는 ‘일어라 물바람, 불어라 신바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시각. 제주도교육감 이석문 후보 역시 같은 장소에서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선포했다.
유세에 앞서 이 후보는 연두색 점퍼를 입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 자정이 되자 이 후보는 상징탑 왼쪽에서 지지자 70~80여명을 앞에두고 제주교육의 개혁을 이루겠다며 구호를 외쳤다.몇몇 지지자는 '이석문'을 연호하기도 했지만 다소 차분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이뤄진 유세다 보니 볼성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신 후보의 한 지지자가 “같은 시간에 진행하는 것은 예우가 아닌 것 같다. 신 후보의 말이 끝나고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의 지지자와 약간의 실랑이도 벌어지기는 했지만 이 후보측 인사가 이를 만류했다.
오히려 이 후보가 양보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후보의 한 지지자가 또 다시 '이석문'을 외치자 신 후보의 지지자가 실력행사를 하려고 달려들 태세를 보였다.
보다 못한 이 후보는 몇 마디도 하지 못한 채 주변으로 옮겨 귀가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해야만 했다.
약 15분 뒤 다시 현장을 찾은 이 후보는 약 5분간 기다리다 제대로된 유세 한 번 하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다.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진 유세 속에서 신 후보의 세에 밀린 것이다.
신 후보 측은 약 30분 동안 유세를 펼치는 동안 해당 지역구 도의원 후보, 러닝메이트, 후보자 등 차례로 연설할 사람들은 연설을 다 하는 위세(?)를 떨쳤다.
결국 선거개시 시간에 맞춰 뜻 깊은 출정식을 하고 싶었던 이 후보 측은 신 후보 측의 세에 밀리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김모(이도2동·38)씨는 "공공의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유세를 펼치기에 앞서 서로 논의를 해서 짧은 시간에 돌아가면서 유세를 했으면 보기가 좋았을 것 같다"면서 "소수의 의견도 포용할 줄 알아야 하는 정치인들이 정작 배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혀를 찼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