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이석문 ‘스타트’…신구범 일방 세몰이에 이석문 기도 못펴

신측 일부 지지자, 이측 구호에 항의도…이, 결국 20여분만에 철수

▲ 22일 0시 제주시 상징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와 제주도교육감 이석문 후보가 동시에 출정식을 갖고 있다.
13일 간의 총성없는 전쟁이 드디어 시작됐다.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2일 '0시'를 기해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배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세몰이를 과시하며 소수를 묵살하는 추태까지 벌어졌다.

공식 선거운동의 첫 스타트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후보가 끊었다.

▲ 22일 0시가 되자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제주지사 후보가 지지자들과 연호를 하고 있다.
신 후보는 이날 0시 제주시청 앞에서 러닝메이트와 선거대책본부 관계자 등 지지자 200여명과 함께 제주시 상징탑 오른쪽에서 세몰이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확성기 없이 출정식은 진행됐다. 신 후보는 ‘일어라 물바람, 불어라 신바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시각. 제주도교육감 이석문 후보 역시 같은 장소에서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선포했다.

▲ 제주도교육감 이석문 후보가 본격 선거운동에 앞서 제주시청에 나온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유세에 앞서 이 후보는 연두색 점퍼를 입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 자정이 되자 이 후보는 상징탑 왼쪽에서 지지자 70~80여명을 앞에두고 제주교육의 개혁을 이루겠다며 구호를 외쳤다.

몇몇 지지자는 '이석문'을 연호하기도 했지만 다소 차분하게 진행됐다.

▲ 제주도교육감 이석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시간인 22일 0시가 되자 필승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이뤄진 유세다 보니 볼성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신 후보의 한 지지자가  “같은 시간에 진행하는 것은 예우가 아닌 것 같다. 신 후보의 말이 끝나고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의 지지자와 약간의 실랑이도 벌어지기는 했지만 이 후보측 인사가 이를 만류했다.

오히려 이 후보가 양보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후보의 한 지지자가 또 다시 '이석문'을 외치자 신 후보의 지지자가 실력행사를 하려고 달려들 태세를 보였다.

보다 못한 이 후보는 몇 마디도 하지 못한 채 주변으로 옮겨 귀가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해야만 했다.  

약 15분 뒤 다시 현장을 찾은 이 후보는 약 5분간 기다리다 제대로된 유세 한 번 하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다.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진 유세 속에서 신 후보의 세에 밀린 것이다.

신 후보 측은 약 30분 동안 유세를 펼치는 동안 해당 지역구 도의원 후보, 러닝메이트, 후보자 등 차례로 연설할 사람들은 연설을 다 하는 위세(?)를 떨쳤다.

결국 선거개시 시간에 맞춰 뜻 깊은 출정식을 하고 싶었던 이 후보 측은 신 후보 측의 세에 밀리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김모(이도2동·38)씨는 "공공의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유세를 펼치기에 앞서 서로 논의를 해서 짧은 시간에 돌아가면서 유세를 했으면 보기가 좋았을 것 같다"면서 "소수의 의견도 포용할 줄 알아야 하는 정치인들이 정작 배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혀를 찼다. /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의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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