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덜 해가 되고 나와 내 가족에게는 더 이로운 소비는 어떤 게 있을까. 가장 손쉬운 것은 먹거리와 가공품 등 일상에서 매일 구입하는 물건을 바꾸는 것이다. 생산원료와 가공장소의 거리가 나와 가장 가깝고 재활용 용기를 사용한 제품, 인증마크를 획득하고 화학처리를 덜했으며 포장용기 역시 단순한 것 등으로 말이다. 조금 비싸지만 몸에 좋은 친환경제품을 구입하고 자주 먹는 채소는 직접 집에서 재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친환경 매장 이용하기

친환경매장을 찾는 이들이 가장 불만으로 꼽는 것은 구비 물건 종류가 적어 다시 마트에 가서 장을 봐야 한다는 것. 하지만 비교적 규모가 큰 매장을 이용하거나 집과 가까운 매장을 정해 그곳에 비치된 물건의 종류를 대략 머릿속에 집어넣는다면 계획적인 장보기가 가능하다.

취재를 위해 도내 몇 곳의 친환경매장을 방문해본 결과, 제품의 다양성과 규모·주력 제품에서 매장마다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판매 상품수가 많았고 종목별로 구비된 브랜드 가짓수도 다양했다. 각종 유기농 인증마크를 단 1차 농산물에서부터 과일, 세제, 휴지, 음료, 과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쌀독이나 방석, 아이들 옷, 화장품, 이불, 그릇 등의 유기농 가공품도 눈에 띄었다.

매장 점원은 “매장별로 주력 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곳을 방문해 자신의 소비 취향과 일치하는 곳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유기농산물을 보다 편리하게 구입하고 싶다면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한살림, 경실련, 정농생협, 여성민우회, 생협 등이 대표적인 예다.


도내 한 유기농 매장의 진열대 모습. <문정임 기자>

유기농 매장에는 식품 뿐 아니라, 화장품, 유아용 옷들까지 구비된 상품의 수가 많았다. <문정임 기자> 


■ 제주에는 어떤 친환경 매장들이 있을까

초록마을(www.choroki,com)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이 우리 몸에 가장 이롭다’는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초록마을은 유기농 전문 유통업체들 가운데서도 가장 선봉에 서 있다.

전국 230여개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과 가공 식품 등 대략 2500여 가지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체 브랜드의 상품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우리아기’나 유기농 수산물 ‘바다愛’시리즈, 커피 브랜드 ‘라망’ 등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인증기관의 인증과는 별도로 이루어지는 자체 인증(NS)제도는 철저한 안전관리로 고객들에게 최상의 식품 안전을 보장해주고 있다.

제주에는 2010년 8월을 기준으로 도남·일도·연동·노형·서귀포 등 모두 5개의 매장이 있다.
 

무공이네(www.mugonghae.com)
무공이네는 고객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으로 삶의 가치와 신뢰를 쌓아가는 유기농산품 유통업체다. 지난 2000년 인터넷쇼핑몰 오픈 이후 친환경생활을 실천하는 4만명의 인터넷 고객과 전국 35개의 '내친구 무공이네' 매장 고객 6만명이 꼼꼼한 친환경 삶의 소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벌레가 더 좋아하는 흑미, 유기농 토마토 주스, 유기농 건자두, 전환기 유기 재배 적두, 씻어말린 흑임자, 토리 카레, 무농약 감식초가 스테디셀러다.

제주에는 노형동 2곳과 이도동·동홍동에 자리잡고 있다.
 

한살림(www.hansalim.or.kr)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생명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출범한 비영리 단체다. 1986년 작은 쌀가게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지난 2008년말을 기준으로 전국 19개지역에서 17만명의 도시 회원과 1500여 세대의 농촌 회원들에게로 뻗어나갔다. 직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물품 공급액은 연간 1300억원에 이른다.

제주에서는 지난 2008년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이 문을 열었다. 대부분의 제품은 한살림생협 중앙회에서 공동으로 구매해 지역에 공급한다. 이는 자체 검사를 충분히 거친다는 점에서 안전하다는 장점과, 제주지역 농산물을 바로 구입할 수 없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 한살림제주에서는 한살림생산자단체연합회에 가입된 생산자들의 제품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 농가가 아직 80여 농가에 머무르고 있다. 한살림에서는 출자금 3만원과 가입금 5000원을 내면 누구나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조합원이 되면 한살림이 제공하는 다양한 먹거리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한살림은 지난 2009년부터 ‘가까운 먹을거리 표시제’도 시행하고 있다. 영수증 하단에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담기기까지의 거리와 탄소배출량을 상세하게 적어 소비자들이 해당물건을 구입함으로써 줄인 탄소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쿱생협연대(www.icoop.or.kr)
(사)icoop생협연대는 소비자들의 필요성에 의해 직접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한국에서 친환경농업을 20~30% 수준으로 확대시킨다는 목표아래 친환경농산물의대중화와 안전한 식품의 저렴한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 채소, 나도 한번 길러볼까
햇빛 잘 드는 베란다가 있다면 식구들이 먹을 만큼의 채소는 집에서도 길러보자.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키우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 유기농 채소를 직접 얻는 여러 이점들을 모두 누릴 수 있다.

파·상추·토마토·고추 등은 집 안에서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채소들이다. 초보자들도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숍에서 ‘베란다 텃밭세트’를 구입하면 씨부터 배양토, 플랜트박스까지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다.

상추
가장 기르기 쉬운 대표 채소. 포트에 배양토를 넣고 깊이 1㎝ 정도의 구멍을 만든 후 한 구멍에 5~6개의 씨를 한 줄씩 뿌린 다음 흙을 살짝 덮는다. 물을 흠뻑 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놓아둔다. 떡잎이 나오고 본잎이 2~3장 되면 공간이 생길 정도로 솎아내고 웃거름을 준다. 본잎이 3~4장이 되면 2회째 솎아내기를 한다.

방울토마토
직접 모종을 기르는 것은 어려우므로 시장에서 모종을 구입해 심는다. 토마토는 자라면서 열매 때문에 가지가 처져 부러질 수도 있으므로 받침대를 세우고 끈으로 받침대와 토마토를 묶어주도록 한다. 심은 후 2개월이 지나면 열매가 붉은색을 띤다.

미니 당근
일반 당근은 재배기간이 길지만 미니 당근은 70일 정도면 수확할 수 있다. 씨를 뿌린 후 솎아내기 2회와 웃거름으로 작지만 튼튼한 뿌리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땅 쪽 뿌리 두께가 1.5~2㎝ 정도 되면 수확하기 적당하다. 밑동을 잘 살펴서 굵게 자란 것부터 수확한다.

오이
오이에는 암꽃과 수꽃이 있는데, 암꽃이 피면 1주일 후에 수확할 수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크게 자라므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수확해야 한다. 역시 씨를 뿌리기보다는 모종을 심는 것이 좋다. 본잎이 3~4장 나온 튼튼한 모종을 골라 심는다. 덩굴식물이므로 임시 받침대를 세워 덩굴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한다.

가지
30℃ 전후의 고온과 양지 바른 환경을 좋아한다. 첫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이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해줘야 한다. 꽃이 햇빛을 받지 못하면 꽃가루받이를 하지 못해 꽃이 떨어져버린다. 2~3개 줄기만 기르고, 자주 가지치기를 해주어 채광과 통풍을 좋게 한다.  

청경채
더위와 추위에 강한 채소지만 여름에는 해충이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배추흰나비 애벌레, 배추좀나방, 진디를 발견하면 나무젓가락 등으로 잡아서 병충해를 예방한다. 씨를 뿌린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발아가 거의 끝난다. 공간이 빽빽해지면 솎아주면서 기른다. 키가 10~15cm 되고 포기가 완전히 굵어지면 수확한다.  
 

■ 텃밭 시공 전문업체도 있다 
요즘은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어주는 전문업체도 생겼다. 화분형부터 베란다 전체를 텃밭으로 리폼해 주는 데 드는 비용은 80만~200만원. 상추, 부추, 파, 당근 등 평소 즐겨 먹는 채소를 주로 심고 봄에 심으면 가을까지 수확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채소 가꾸기에 서툰 주부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연락해 물 주기나 벌레 잡는 법 등을 일러준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그린코디’라고 하여 전문가가 출장 서비스를 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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