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노후 선박 전체 67%…제주연안 뱃길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오래됐다고 모두 안전에 문제없어…하지만 관리 소홀이 문제 일으켜”

제주지역 연안 뱃길이 불안하다. 제주와 타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은 물론 제주도내 여객선 일부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제주행 연안여객선은 현재 8개 노선 15척이다.

이중 20년 이상 된 여객선은 모두 9척에 이른다. 전체 67%나 된다.

특히 제주~부산 2척, 제주~인천 2척, 제주~완도 3척, 제주~삼천포 1척 등 이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선 모두 배를 만든지 20년이 넘었다.

지난해 기준 연안여객선 중 20년 이상 선박 비율 30.9%(217척 중 67척)보다 두 배나 높다.

부산을 오가는 서경 파라다이스호는 1987년 4월 진수됐다. 올해로 27년이 됐다. 같은 노선의 서경 아일랜드도 1993년 5월에 진수돼 21년이나 됐다.

▲ 서경파라다이스호. 1987년 4월에 진수됐다. 선령 27년이다.
인천을 오가는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는 1989년 6월에 진수돼 25년이 됐고, 지난 16일 침몰된 같은 선사의 세월호는 1994년 4월 제작된 20년이 된 선박이다.

목포를 오가는 씨스타크루즈는 1990년 7월 만들어졌는데 올해로 24년째가 되고 녹동을 오가는 남해고속 카훼리7호는 1991년 4월 진수돼 올해로 23년째 된다. 삼천포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월드호는 1986년 6월 진수돼 올해로 28년을 맞이한다.

추자도를 경유해 완도로 운항하는 한일카훼리1호는 1991년 4월에 진수됐는데 올해로 23년이 됐고, 한일카훼리3호는 1986년 4월에 진수돼 올해로 28년이 된다.

▲ 오하마나호. 1989년 6월에 진수됐다. 선령 25년이다.
특히 25년이 넘은 선박만 4척에 이른다. 선령제한 30년을 2년 남긴 여객선만 2척에 이른다.

2012년부터 지난해 제주행 여객선은 4차례 사고를 일으켰는데 모두 선령 20년 이상 된 배들이다. 지난해 2월에는 오하마나호가 기관고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서경아일랜드호가 발전기고장으로 4시간가량 표류한 적도 있다.

제주와 타 지역을 연결하는 뱃길만 불안한 것이 아니다. 제주 부속도서 뱃길도 불안하다.

▲ 제주월드호. 1986년 6월 진수됐다. 선령 28년이다.
추자도를 운항하는 한일카훼리3호가 그렇고 다른 선박 일부도 선령이 오래되고 있다.

서귀포해경에 따르면 제주 부속도서를 연결하는 배들도 20년 가까이 되고 있다. 우도와 성산항(종달항)을 운항하는 도항선의 경우 6척이 되지만 15년에서 20년가량 됐다. 모슬포 산이수동과 마라도를 잇는 유람선도 2척인데 이중 1척은 선령이 20년 가까이 됐다.

모슬포와 가파·마라도를 운항하는 배들 중 선령이 24년이 된 여객선 1척이 운항하고 있다.

이처럼 노후 선박이 많은 이유는 2009년 당시 여객선 사용 기간을 25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한 규제 완화 탓이다. 개정된 해운법상 여객선 선령은 25년이지만 매년 선박 검사를 통과한 여객선은 최장 30년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규제완화가 낡은 선박을 양산한 것이다.

▲ 한일카훼리3호. 1986년 4월 진수됐다. 선령 28년이다.
선령이 오래됐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령이 오래되면 많은 관리가 필요하고 자칫 낡은 부품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여객선들은 5년마다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정기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오래된 선박은 매년 받게 된다.

서귀포해경 관계자는 “낡은 선박이라고 해서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를 관리를 잘하면 오래 타듯, 선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관리를 자칫 소홀히 하면 부품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출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선령이 오래된 것 자체로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해경과 항만청, 해운조합 등과 함께 선사의 안전점검·관리 계획을 제출받아 선박은 물론 구명장비에 대해 합동점검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