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구조된 5세 권양 가족, 제주시 한림읍에 주소지 미리 옮겨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기 위해 이주를 결심해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한 일가족이 이미 제주도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에서 구조된 권지연(5)양의 가족은 아직까지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제주로 이사를 오다가 변을 당한 권양 가족은 권양의 부친인 권재근(52)씨와 권양의 모친 한윤지(29)씨, 오빠 권혁규(6)군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주소지를 제주도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주소지는 제주시 한림읍이다. 제주도민인 것이다.

이들은 이날 미리 준비한 집에 들어가서 제주에서의 첫 삶을 꿈꾸며 세월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권양의 엄마 한윤지씨는 베트남 출신으로 권씨와 결혼하면서 국적과 이름을 바꿨다.

중앙 언론 등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던 권씨는 부부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특히 권씨는 늦게 얻은 딸을 무척 아꼈다고 한다.

권씨 부부는 5~6년 전부터 계단 청소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올해 제주도에 감귤 농장과 네 가족이 살 집을 마련했다.

권씨가 다니던 교회의 구해성 목사는 “권씨가 ‘아이들이 제주도에서 즐겁게 자랐으면 좋겠다. 퍽퍽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세월호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권양은 지금 현재 목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대책본부가 마련된 진도읍 실내체육관에서 고모와 함께 있다.

한편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읍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의 대화를 하던 도중 권양의 고모가 권양을 끌어안은 채 "여기 6살짜리 아이가 혼자 살았는데 엄마, 아빠는 없다"고 탄식했다

또 권양 역시 박 대통령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가지말라"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에 박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다가가 권양을 쓰다듬기도 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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