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운전사 1명 세월호 탑승 않고 사고당일 항공편으로 제주에 내려와

침몰을 예상했을까? 여객선 세월호에 탑승하려다 탑승을 포기한 제주도민이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그는 참사 현장에는 없었다.

17일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제주도민들이 고향땅을 밟았다. 구조된 인원은 모두 25명으로 현지에서 병원치료를 받는 3명을 제외한 22명이 제주로 돌아온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세월호에 탑승한 인원은 모두 475명이다. 당초 477명으로 알려졌지만 탑승권을 끊어놓고도 탑승하지 않은 화물차운전사와 승무원이 중복 계산되면서 475명으로 정정됐다.

청해진해운은 김재범 기획관리팀장은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화물차운전사 1명이 탑승권을 끊었지만 반납을 하지 않고 항공편으로 제주에 갔다”고 말했다.

이 화물차운전사는 김모씨로 제주도민이다.

김씨는 왜 세월호 승선을 포기했을까?

세월호는 지난 15일 밤 9시에 인천항을 출항했다. 당초 배는 오후 6시30분에서 7시 사이에 출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해상의 짙은 안개 때문에 약 2시간가량이나 늦은 밤 9시에야 겨우 출항했다.

출항한 세월호는 16일 오전 10시30분 제주항으로 입항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출항이 늦어진다는 소식에 김씨는 다른 화물차운전사와는 달리 세월호에 탑승하지 않았다. 해경에 따르면 김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세월호에 탑승하지 않고 자신의 화물차만 맡겼다고 한다.

김씨는 세월호가 출항한 뒤 다음 날 아침 항공편으로 제주에 내려왔다. 김씨는 제주에 내려와서야 자신의 화물차를 실은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것을 알았다.

기적인지, 우연인지는 모르나 김씨는 참사의 현장을 맞닥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화물과 함께 자신의 생계수단인 화물차를 잃어버렸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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